본문 바로가기

일기178

불면증 얼마전 가깝다고 생각했던 한 친구와 척을 지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가치관을 다시 한 번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성향이나 성격같은 것은 많이 달랐지만 그래도 비슷한 처지의 생활을 하고,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고민을 겪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해주던 그런 친구였던 것 같다. 관계의 길이도 그리 짧지는 않아서 거의 성인이 될 때 쯤부터 - 아마 아직 대학을 가지 못했 시절 - 그 녀석이 해줬던 "조금 멀리 돌아가도 천천히 가면 된다" 라는 뉘앙의 말은 나에게 어떠한 시금석이 되었고, 물론 그 일이 있고나서 바로 내 인생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10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돌아보면, 그 사이에 대학교도 나오고, 취직도 하고, 학자금도 갚고,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자동차도 굴려.. 2016. 7. 29.
근황 - をかし 세이 쇼나곤은 마쿠라노소시를 쓸 때 어떨 때는 굉장히 긴 글을 쓰다가도 어떨 때는 하이쿠처럼 짧은 글들을 쓰기도 했다. 일본문학 배우던 시간에 배웠던 것들은 흥미로운 것들이 꽤 많았지만, 일차적으로 그런 것들을 다 재미를 느껴가며 성실하게 읽지 않았고, 이차적으로 마쿠라노소시의 오카시와 겐지모노가타리의 모노노아와레정도 빼고는 별로 나와 코드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거기다가 겐지모노가타리 책 자체는 별로 재미없게 봐서, 모노노아와레 사상 자체는 나와도 정말 코드가 맞고, 아마 요새 회사 생활에 스트레스 받아하시는 우리 알투로 차장님께서 항상 외치는 nihilism! nihilism! 과도 비슷한 것 같지만, 어쨌든 마쿠라노소시는 블로그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에서 많은 참조가 되었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2015. 10. 11.
옥탑방 고양이 끝까지 보고 싶었는데 2015. 7. 11.
도착한 경계선 그래. 무기는 쓰지 마. 넌 나를 죽이는 감촉을 그 손에 남기는 거야. 그렇게 되면 아무리 싫어도 너는 날 잊지 못하겠지? 지금까지 네가 잃은 사람들처럼…. 차 융자 다 갚았다.. 못 갚을줄 알았는데 다 갚았다.. 내 생에 두 번째 차. 첫 차는 사자마자 반년 만에 불의의 사고로 잃어버리고 두 사람을 다치게 했다. 보험회사가 잘 처리해줘서 보상 문제는 없었지만 문제는 당시 융자를 내어서 했기 때문에 새 차를 사려고 6개월만에 재융자하려고 했더니 정신나간 대학생 취급하며 소득도 없는 새끼가 뭘 빌리냐는 눈치를 주듯 7퍼센트에 육박하는 APR만을 제시하는 은행이었지만 나는 어쨌든 차가 필요했으니 살 수밖에 없었고, 그 당시 진렬이 형이 월넛크릭까지 태워주셔서 간신히 새 차를 샀다. 다운페이없이 산게 어디였을.. 2015. 5. 16.
국뽕은 독이다 머리가 덜 여문 국뽕 쳐맞은 인간들 ^오^원문 출처: 국뽕은 독이다.jpg - 2014. 2. 18.
허리에 맞지 않는 바지 수년 전부터 하나 둘씩 사모았던 트루릴리전 바지들. 어느 순간부터 찢어지고 구멍난 곳이 많아 입을 수 없게되어 나중에 수선하기로 마음먹고 옷장 한 구석에 재워놓았던 내 바지들. 당시의 나에겐 정말 큰 돈을 주고 샀고, 따라서 몇개 되지 않는 바지들이었지만 이제는 돈을 벌게 되면서 한 벌에 200불이 넘어가는 수선을 하려고 바지들을 꺼냈고, 뉴욕에 있는 어떤 수선업체에 위탁하려다가 엄마가 근처에 싸게 아는 곳이 있다고 해서 그냥 엄마에게 맡겼다. 실수였다. 한번이라도 입어보고 맡기던지 말던지 했어야하는데, 수선되어서 온 내 바지들은 내 몸에 맞지 않았다. 평균적으로 허리 둘레를 29~31 정도에서 입었던 녀석들인데 오늘 입어보니 바지는 골반 근처에 걸려있고, 하반신은 마비가 오는 것 같았다. 돈 낭비. 으.. 2013. 10. 14.
우아한 독신 생활: Nothing is Good Enough 스스로에 대한 글들을 개방된 공간에 올리는 이유는 관심병에 걸려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스스로에 대한 글들을 개방된 공간에 올리는 이유는 누군가에게는 이해를 받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스스로에 대한 글들을 개방된 공간에 올리는 이유는 결국 스스로를 돌아보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새는 알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누구든 세계를 부숴야 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너무나 바쁘게 살아야해서 삶의 목적 같은 것들을 잊어버릴 때가 종종 있다. 측면이나 후면의 존재를 망각한 채 그저 전면을 보고 살아가야 하기에 한편으로는 여유가 없는 삶은, 묘사한 것처럼 고독하지는 않다. 앞을 보고 살아가는 것은 최소한 마주해야할 앞이 있기 때문이다.. 2013. 9. 25.
과거와 미래 이야기 ~ 벽난로 위에 장식된 모닝스타 ~ "10년 후의 자기의 모습을 그려야 합니다. 아직 10년후의 자기 모습이 모호한 사람은 몇밤이고 진지하게 10년후의 청사진을 구워 내야만 합니다. 인생은 건물과 같아서 청사진이 확정되어야 비로소 주춧돌을 놓을 수 있습니다. 일단 10년 후의 자기 모습이 뚜렷이 나타난다면 두려움이나 수치심은 사라지고 용기와 자부심이 샘솟을 것입니다." - 박태준당장 내일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우리들에게 있어서 미래라는 말은 비교적 생소한 개념이다. 어릴 때는 "나는 어른이 되어서 남들을 돕고 싶어," "나는 어른이 되면 이 나라를 대표하는 훌륭한 사람이 될거야,"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공부를 하고 싶어" 등의 수십 년 후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막연한 상상을 가진다면,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는 "좋은 대학교에 가서 공부.. 2013. 3. 21.
사랑을 희망하는 태도 한가지 부탁이 있어요. 사라져 버린 사람을 가끔이라도 좋으니까, 그 사람을 부디 기억해 주세요. - 유나 기억을 스쳐가는 수 많은 인연들이 있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점점 더 바쁜 인생을 살아가게 되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해결책은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 결과 지금은 그 문제에서 벗어날지 벗어나지 말지 정도는 내 의지로 정할 수 있는 상황은 되었다. 하지만 그건 그저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한 것 뿐, 아직도 나의 마음은 그 곳에 얽매여 있다. 이건 어쩔 수가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이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를 하나 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며, 사실 그 문제를 벗어난다는 것은 잠시 도망가는 것에 불과한 .. 2013. 3. 12.
지나간 미래, 다가올 과거 모든 것은 예정되어졌던 그대로, 모든 것은 예정되었던 대로 흘러간다. 과거에 이미 결정되었던 미래에, 미래에 예정된 과거의 행동이 이루어지는 순간. 나는 변한다, 세계가 변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변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 걱정, 고민, 근심들을 가지고 있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때때로 현재의 자신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또한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들에게 현재를, 오늘을 열심히 살 것을 종용하곤 한다.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은,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영위한다는 것. 삶을 영위함에 있어 최대의 성실함을 가질 수 있다면 적어도 현재를 보낼 떄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나 현재를 후회없이 보낼 수 있는 사람들.. 2012. 12. 12.
가을 가을은 여름을 구축(驅逐)하지 않는다. 다만 여름이 구축(驅逐)한 것을 조심스럽게 무너뜨릴 뿐이다. 가을이 아름답다면 그것은 그 느리고 세심한 파괴 때문이다. 2012. 7. 30.
PROPAGANDA 군중은 진실을 갈망한 적이 없다. 구미에 맞지 않으면 증거를 외면해 버리고 자신들을 부추겨 주면 오류라도 신처럼 받드는 것이 군중이다. 그들에게 환상을 주면 누구든 지배자가 될 수 있고 누구든 이들의 환상을 깨버리려 들면 희생의 제물이 된다. The masses have never thirsted after truth. They turn aside from evidence that is not to their taste, preferring to deify error, if error seduce them. Whoever can supply them with illusions is easily their master; whoever attempts to destroy their illusions is a.. 2012. 7. 6.
상냥한 사람 나는 네게 언제나 거짓말을 해왔고, 언제나 네게 용서만을 구했다. 내 손으로 직접 너를 내게서 멀리 떨어뜨리고, 너를 끌어들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네가 있었다면 내 자신을 바꿀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너와 얼굴을 맞대고, 너와 같은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처음부터 진실만을 말했다면 어땠을까? 실패한 내가 지금에 와선 네게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겠냐만은,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진실을 조금이나마 전하고 싶다. 너는 나를 용서하지 않아도 좋다. 네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걷든, 나는 언제나 너를 사랑한다. - 부채 족제비 2012. 6. 22.
20대 개새끼론 알바비로 충당할 수도 없는 사치 생활을 하며 스마트폰 쓰고 술 마시고 비싼 커피마시고 아이패드 사서 허세부리고 데이트도 하고 모텔가서 떡도 치고 놀러가고 영화도 보고 그외 살것들 다 사면서 공부할 책값은 없다. 그래서 길거리에 나가 반값등록금을 외치며 지잡대를 무시하지 말라면서 지잡대출신이 고졸은 무시하는 더러운 세상. 초중고때 존나 놀고 남들도 대학가니깐 어디 지방 잡대라도 넣어서 들어가놓고는 졸업하면 어엿한 학부생인줄 안다. 여전히 책은 가까이 하지 않고, 미팅, 술, 게임, 비판으로 몇 년을 보낸다. 그리고 졸업, 취업할때 되면 나름 4년제라고 중소기업 거들떠도 안보고 취업 안된다며 징징댄다. 그런 주제에 고졸이 취업이라도 하면 험담하기에 바쁘다. 남 탓, 사회 탓을 하며 슬슬 진보 성향을 가지기 .. 2012. 6. 9.
끊어진 멜로디 예정대로라면 이번 시점을 마지막으로 이 곳의 많은 사람들과 작별을 해야 되었을 수도 있었지만, 공부를 못한게 다행인지 전공을 바꾼게 다행인지 버클리는 나에게 한 학기라는 시간을 더 주었다. 그 결과, 나는 내가 떠나려고 했던 곳에서 떠나지 못한 채, 만약 이 곳을 떠났다면 내 자신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과거에 기반한 과정형 미래를 느끼고 있다. 지금 나의 기분은 학교에 모든 것을 남겨둔 채 팔로알토로 돌아가는 것이련만, 사실 학교가 끝나도 나는 여름에도, 가을에도, 그리고 겨울에도 이 곳에서 학교를 다닐 예정이다. 아직 못 다한 이야기. 그리움, 아쉬움, 회한. 2년 동안의 학교는 내게 있어 새로운 세계였다. 반강제적으로 그 전의 5년 정도를 세상과의 문을 닫고 약간의 친구들과 함께 목가적인 나날들을 .. 2012.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