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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178

20210809 - 종이눈보라 # 正道 일시적막한 정도를 걷는 사람들. 만약 정도를 걷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면 굳이 정도라는 단어를 만들 필요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도를 걷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세상은 정도를 걸어가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존중해주는 것. 수풀과 가시덤불 사이로 가늘게 펼쳐져 있는 이 길은 분명히 앞으로의 이어짐이 있지만, 양 옆으로 펼쳐진 그 수풀과 가시덤불들은 정도를 가리거나, 정도를 걷는 자를 방해하곤 한다. 그렇기에 정도를 걷는 건 대단한 것 그렇지만 정도라는건 누가 규정한걸까? # 원죄 자기 완성을 위해 살아간다고 말하는 순간 그 자는 자기 부정에 빠지게 됩니다. 무엇인가를 완성하려면, 그것은 아직 완성되지 못한 것이어야 하니까요. 자기 완성을 위해 .. 2021. 8. 10.
20210805 # 스트러글 불만 가득했던 나를 늘 웃게 만들어주는 친구가 있었다. 언제나 그 녀석 옆에 있으면 그냥 너무 웃겼고 즐거워서 웃음이 멈추지를 않았다. 내가 본 어떤 코미디언이나 개그맨보다도 나를 웃겨주던 그 녀석은 "스트러글" 이라는 단어의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데미안,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라" "그래도 이렇게 힘들고 우울한걸 어떡해" "화내지 마라, 다들 스트러글이 있어서 화내는거야" "스트러글?" "사람들이 화내는 이유는 알고보면 간단해. '내가 이만큼 힘들다', '내 마음을 좀 알아달라'" "ㅋㅋㅋㅋㅋㅋㅋ" "얼마나 힘들면 화까지 내겠냐, 너같이 예민하면 더 화가 날거고" "ㅋㅋㅋㅋㅋㅋㅋ" 그건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나는 늘 예민한 성격이 있었고, 걸핏하면 화를 내는 편이었다. 회사에서 만난 .. 2021. 8. 6.
20210803 # Robinhood Demian: 20.47% AMOM: 1.14% QRFT: 1.82% SPY: 1.53% 뽀록이 몇 개 터졌지만 이만하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제 조금 천천히 가자. # 시간의 조각들 해는 저물고 다시 돋아 페이지를 넘기듯 눈물로 끊겼던 순간들을 미소로 채워가 이름도 없는 길 저편에 대답따위 있는 걸까? 이어져있는 시간의 조각들 사이를 계속 걸어간다 # Texas Roadhouse 집근처에 있는 음식점. 유니언시티가 그렇게 알려진 곳이 아닌데 몇 명에게 이 곳이 맛있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이사오고 나서도 한 번도 안가봤지만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친구 덕분에 며칠 전 기회가 생겼다. 이전에 달라스에 자주 갔을 때 먹었던 스테이크들이 생각났다. 그냥 맛있었고, 집 근처에 이.. 2021. 8. 4.
가지 않은 길 “A lot of your life is shaped by the opportunities you turn down as much as those you take up." - Bill Clinton 삶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내 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고, 그냥 먹고 사는 것만을 목표로 살아가야만 하는 상황이 싫었다. 어디서부터였을까? 왜 단 한가지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등의 생각이 꼬리를 물 무렵의 나는 20대 중반을 막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드디어 빚도 없어지고 조금 먹고 살만한데도 그저 공허함의 연속. 채워지지 않는 자아 실현의 욕구. 정체를 알 수 없는 내 자신. 나는 나에게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같다. 나의 사춘기는 미국에 오자마.. 2021. 7. 19.
Game Launcher - Instant Plays 이런거 만드는 사람도 있고 숫자 뽑는 사람도 있고 숫자 뽑는걸 만드는 사람도 있고 2021. 7. 16.
20210712 # 다람쥐 저녁에 잠시 나갈 일이 있어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탔다. 차는 많았지만 정체는 없는 오후 7시 반 쯤의 880. 분기점으로 빠지기 위해 맨 오른쪽 차선에서 달리고 있었는데, 그다지 멀지 않은 앞차와의 거리 때문이었을까? 갓길에서 다람쥐같이 보이는 작은 동물이 내 차 앞으로 뛰어들었다. 밟아버리게 되는 건가 싶어 너무 마음이 아파 눈을 질끈 감았고, 곧 다시 눈을 떴는데 다행히도 나는 죄가 없는 것 같다. rear view mirror 를 통해 계속 뒤를 보고 있었는데, 이 다람쥐가 계속 갓길과 내가 있는 마지막 차선을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아마 차선에 뭔가를 놓고 온 것일까?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는 것을 보다가 점차 그 다람쥐는 점이 되어가고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차선 쪽에 무언가를 놓고 온.. 2021. 7. 13.
20210628 # 월요일 월요일이었다. 관점에 따라 주 7일 중 하루일지도 모르지만, 한 주를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생각보다는 일정이 바쁘지 않아 약간의 여유를 가졌고, 오후에는 근처의 가게에 밀크티를 사러 잠깐 나갔다 왔다. 오늘도 허니듀 밀크티는 없었다. 벌써 두 번째인데, 그래서 저번에 대신 시켰던 타로 밀크티를 달라고 했더니 오늘은 그것도 없다고 한다. 리치 밀크티를 들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적절한 날씨에 얇은 옷을 입고 걸어다녔다. 일요일에 알바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당시의 내겐 월요일이 쉬는 날이었는데, 여기는 조금 슬픈 에피소드가 있다. 지금은 사라진 궁전바베큐라는 음식점이 있었는데, 갈비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당시 기준으로는 가격이 좀 센 편이어서 언젠가 알바를 하면 그 곳에.. 2021. 6. 29.
20210623 美しい日々 2021. 6. 24.
20210620 한 친구가 이제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으려고 하여 대학교 친구들이 오랜만에 먼 곳에서 모두 모였다. 학교 시절엔 각자 친한 그룹이 따로 있었고 서로에게 가장 친했던 친구들은 아니었을 수도 있는데, 그거랑 상관없이 모두 반가웠다. 그냥 처음엔 어색할 것 같아 걱정도 했지만, 그냥 보고 있어도 할 얘기가 많았고 무엇보다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다들 그랬던 것 같다. # 애프터클럽 몇년 전쯤에 이 곳에 오면 자주 놀러가는 애프터클럽이 있었다. 새벽 2시부터 여는 곳이었는데, 나는 사실 이런 밤문화에 익숙한 편은 아니었지만 함께 있으면 즐거운 친구들을 만나 이런 경험을 해볼 기회가 있었다. 나는 이런 문화가 싫지 않았고 무엇보다 재밌었다. 다만 놀랐던 건, 다들 이런 곳을 가본 경험이 있고 내가 비교적 늦게 가.. 2021. 6. 21.
20210615 - daydream # 아름다워라 세상의 모든 것은 아름답다. 수학적인 것도 있고 예술적인 것도 있고, 아름다움의 종류는 방법은 그걸 정의할 수 있는 분야들 만큼이나 제각각의 방법이 있을 것이고, 또 그 제각각의 방법을 만들어내는 변태들이 있다. 아, 정말 어렵다. 무엇을 추구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이렇게 또 하루가 흘러가버리고, 다가올 내일이 하나도 기대되지 않는 요즘, 아니 사실 요즘은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 같지만, 현재의 시간이 흐르는 것과 별개로 한 10년 후라는 시간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져서 그 청사진 속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 가늠도 가지 않는다. 이렇게 살면 되나? 잘 모르겠다. 웃음만 나온다. # 그냥 이렇게 살면 되나? 오랜만에 만난 동생이 대학교 시절의 나에 대해서 얘기해주었다. 당시에 내가 갖고 .. 2021. 6. 16.
retro # 복고 레트로 2000년대에는 복고가 유행했었다. 줄여입는 바지와 치마부터 그것에 어울리는 가방 등의 악세사리까지 약간은 90년대의 감성이 살아있는 느낌이었는데, 이제 2000년대 후반까지는 갔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는 바지를 줄여입었고, 뾰족한 무광구두, 짭페라가모구두 등등도 기억난다. 그 이후 2009년에 한국에 갔을 때는 삼촌의 대학생 때 시절 사진들을 봤었는데 (삼촌은 잘생겼고 나름 멋쟁이였다) 80년대였을 학생시절의 시절 삼촌과 친구들의 헤어스타일이나 옷 등의 패션이 2009년 당시의 그것과 많이 다르지 않아서 신기했고 이를 삼촌께 여쭈었더니, "유행이 돌고 도니깐 그렇지" 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나는 그 때 처음으로 문화가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요즘은 .. 2021. 6. 11.
20210610 원하는 걸 전부 손에 넣을 수 있는 시대라고, 그럴 것 같다고 기대를 했던 미래는 이걸까? 그렇다면 아픈 생각을 하지 않게 하는, 슬퍼도 눈물 흘리지 않게 하는 마법을 만들어 줘 그로부터 64일이 지나 환경도 심경도 바뀌어, 나는 나답게 성장할 수 있었나요? 2021. 6. 11.
20210609 - 낮잠 #쪽잠? 요즘들어 평일에도 자꾸 낮잠을 잔다. 최근엔 미팅이 뭔가 띄엄띄엄 잡혀있어 쉬는 시간도 띄엄띄엄 있는 날이 많아졌는데, 보통은 샤워를하거나 집앞을 한바퀴씩 걸었던 것이 뭔가 잠시 잠을 자는 것으로 시간이 바뀌었다. 신기한 것은 짧게 자는데도 개운하다는 것? sleep score는 그렇게 높지 않게 나오는데, 밤잠을 설치는 것인지 이쪽의 효율이 좋은 것 같다. 한편 그 부작용으로 밤에 자는 시간은 조금 늦어진 편인 것 같다. 덕분에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는건 그렇게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출근 내일은 회사에 출근해보려고 한다. 오전부터 가려고 했었으나 중요한 미팅이 있어 일단 이걸 하고 점심쯤 쉬엄쉬엄 나가볼까 싶다. 새로 바뀐 자리도 가보고, 혹시 나중에.. 2021. 6. 10.
20210608 -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반은 남을 이해하는 능력이고, 반은 남을 이해시키는 능력이라고 정의했을 때, 후자가 잘 안 된다는 점에서 커뮤니케이션에 좀 약한 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불필요한 오해를 많이 일으키기도 하는 것 같다. 그저 모두랑 잘 지내고 싶을 뿐인데. 물론 스스로는 어떻게든 표현을 하려고 하는데, 정작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자기 얘기를 잘 안하는데다가 돌려말하기 때문에 전달을 잘 못한다. 그래서인지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레벨의 커뮤니케이션을 몇 번이고 시뮬레이션해서 어떻게든 노력해서 내 마음을 전달했을 때도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낙담하는 정도가 더 큰 것이 아닐까, 그런 무수한 시뮬레이션은 그저 헛된 희망을 쌓아가는 과정일 뿐인데. 그런데 상대방의 사정이라는 것도 있는거니깐 사실 .. 2021. 6. 9.
20210606 - Replicant # 창조주와 피조물 니어 오토마타는 꽤 잘만든 게임인 것 같다. 고딕풍의 덕후 캐릭터 느낌은 어디가서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조금 부끄럽지만, 그래도 캐릭터 자체는 꽤 매력이 있다. 예쁜걸 좋아하는건 변함없지만, 난 예전부터 좀 당차고 능동적인 모습의 여자가 취향인가보다. 오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2B의 이야기보다도 아담과 이브라는 남성형 캐릭터였는데, 얘네들은 "기계생명체" 라는 녀석들이 창조해낸 또 다른 인간형 생명체이다. 게임에서 "이성인" 이라는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의 존재가 나오는데, 기계생명체를 창조한 것은 이들이다. 그리고 이 기계생명체들이 인간이 만든 안드로이드들과 싸우는 것이 니어 오토마타의 스토리. 아담과 이브는 자신들의 기원이 되는 이성인들이 이미 절멸했음을 통보하고, 그 이성인들의 .. 2021.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