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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186

과거와 미래 이야기 ~ 벽난로 위에 장식된 모닝스타 ~ "10년 후의 자기의 모습을 그려야 합니다. 아직 10년후의 자기 모습이 모호한 사람은 몇밤이고 진지하게 10년후의 청사진을 구워 내야만 합니다. 인생은 건물과 같아서 청사진이 확정되어야 비로소 주춧돌을 놓을 수 있습니다. 일단 10년 후의 자기 모습이 뚜렷이 나타난다면 두려움이나 수치심은 사라지고 용기와 자부심이 샘솟을 것입니다." - 박태준당장 내일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우리들에게 있어서 미래라는 말은 비교적 생소한 개념이다. 어릴 때는 "나는 어른이 되어서 남들을 돕고 싶어," "나는 어른이 되면 이 나라를 대표하는 훌륭한 사람이 될거야,"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공부를 하고 싶어" 등의 수십 년 후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막연한 상상을 가진다면,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는 "좋은 대학교에 가서 공부.. 2013. 3. 21.
사랑을 희망하는 태도 한가지 부탁이 있어요. 사라져 버린 사람을 가끔이라도 좋으니까, 그 사람을 부디 기억해 주세요. - 유나 기억을 스쳐가는 수 많은 인연들이 있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점점 더 바쁜 인생을 살아가게 되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해결책은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 결과 지금은 그 문제에서 벗어날지 벗어나지 말지 정도는 내 의지로 정할 수 있는 상황은 되었다. 하지만 그건 그저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한 것 뿐, 아직도 나의 마음은 그 곳에 얽매여 있다. 이건 어쩔 수가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이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를 하나 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며, 사실 그 문제를 벗어난다는 것은 잠시 도망가는 것에 불과한 .. 2013. 3. 12.
지나간 미래, 다가올 과거 모든 것은 예정되어졌던 그대로, 모든 것은 예정되었던 대로 흘러간다. 과거에 이미 결정되었던 미래에, 미래에 예정된 과거의 행동이 이루어지는 순간. 나는 변한다, 세계가 변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변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 걱정, 고민, 근심들을 가지고 있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때때로 현재의 자신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또한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들에게 현재를, 오늘을 열심히 살 것을 종용하곤 한다.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은,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영위한다는 것. 삶을 영위함에 있어 최대의 성실함을 가질 수 있다면 적어도 현재를 보낼 떄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나 현재를 후회없이 보낼 수 있는 사람들.. 2012. 12. 12.
가을 가을은 여름을 구축(驅逐)하지 않는다. 다만 여름이 구축(驅逐)한 것을 조심스럽게 무너뜨릴 뿐이다. 가을이 아름답다면 그것은 그 느리고 세심한 파괴 때문이다. 2012. 7. 30.
PROPAGANDA 군중은 진실을 갈망한 적이 없다. 구미에 맞지 않으면 증거를 외면해 버리고 자신들을 부추겨 주면 오류라도 신처럼 받드는 것이 군중이다. 그들에게 환상을 주면 누구든 지배자가 될 수 있고 누구든 이들의 환상을 깨버리려 들면 희생의 제물이 된다. The masses have never thirsted after truth. They turn aside from evidence that is not to their taste, preferring to deify error, if error seduce them. Whoever can supply them with illusions is easily their master; whoever attempts to destroy their illusions is a.. 2012. 7. 6.
상냥한 사람 나는 네게 언제나 거짓말을 해왔고, 언제나 네게 용서만을 구했다. 내 손으로 직접 너를 내게서 멀리 떨어뜨리고, 너를 끌어들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네가 있었다면 내 자신을 바꿀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너와 얼굴을 맞대고, 너와 같은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처음부터 진실만을 말했다면 어땠을까? 실패한 내가 지금에 와선 네게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겠냐만은,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진실을 조금이나마 전하고 싶다. 너는 나를 용서하지 않아도 좋다. 네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걷든, 나는 언제나 너를 사랑한다. - 부채 족제비 2012. 6. 22.
20대 개새끼론 알바비로 충당할 수도 없는 사치 생활을 하며 스마트폰 쓰고 술 마시고 비싼 커피마시고 아이패드 사서 허세부리고 데이트도 하고 모텔가서 떡도 치고 놀러가고 영화도 보고 그외 살것들 다 사면서 공부할 책값은 없다. 그래서 길거리에 나가 반값등록금을 외치며 지잡대를 무시하지 말라면서 지잡대출신이 고졸은 무시하는 더러운 세상. 초중고때 존나 놀고 남들도 대학가니깐 어디 지방 잡대라도 넣어서 들어가놓고는 졸업하면 어엿한 학부생인줄 안다. 여전히 책은 가까이 하지 않고, 미팅, 술, 게임, 비판으로 몇 년을 보낸다. 그리고 졸업, 취업할때 되면 나름 4년제라고 중소기업 거들떠도 안보고 취업 안된다며 징징댄다. 그런 주제에 고졸이 취업이라도 하면 험담하기에 바쁘다. 남 탓, 사회 탓을 하며 슬슬 진보 성향을 가지기 .. 2012. 6. 9.
끊어진 멜로디 예정대로라면 이번 시점을 마지막으로 이 곳의 많은 사람들과 작별을 해야 되었을 수도 있었지만, 공부를 못한게 다행인지 전공을 바꾼게 다행인지 버클리는 나에게 한 학기라는 시간을 더 주었다. 그 결과, 나는 내가 떠나려고 했던 곳에서 떠나지 못한 채, 만약 이 곳을 떠났다면 내 자신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과거에 기반한 과정형 미래를 느끼고 있다. 지금 나의 기분은 학교에 모든 것을 남겨둔 채 팔로알토로 돌아가는 것이련만, 사실 학교가 끝나도 나는 여름에도, 가을에도, 그리고 겨울에도 이 곳에서 학교를 다닐 예정이다. 아직 못 다한 이야기. 그리움, 아쉬움, 회한. 2년 동안의 학교는 내게 있어 새로운 세계였다. 반강제적으로 그 전의 5년 정도를 세상과의 문을 닫고 약간의 친구들과 함께 목가적인 나날들을 .. 2012. 5. 3.
기억 속 은행나무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기억들에 대해 누구나 자신만의 어느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기억들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다다르곤 하는 그 한계점은, 바꿔말하면 스스로에 대한 최초의 기억이 있는 지점. 자기 자신을 기억하고 있는 첫 부분이며, 아마도 자아가 발현된 지점이라고 생각일 것이다. 인격을 형성하기 시작한 시점일지도 모르고, 물리적인 출생과는 다른 의미로 자신의 인생이 시작된 시점일 수도 있다. 그렇다는 것은 그 이전의 삶은 아마도 인형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이를테면 인간의 자아를 가지지 못한 채로 인간의 흉내를 내는 것. 데카르트의 말 중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인식론적인 말이 있다. 인용하자면 기억이 나지 않는 물리적 출생 직후의 시점에서 나는 - 적어도 스스로에게는 - 존재하지 .. 2012. 2. 2.
사랑의 노력 내 자신도 그런 사회의 일원이 된지 어느덧 일 년이 넘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박에 없는 인맥이나 가십들의 관리. 늘어가는 인맥들 속에서 나는 내 자신이 무엇을 하러 학교에 온 것인지도 자각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주체할 수없는 그런 시간들을 보내기를 이미 여러 달.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하지만 지친 것도 사실이었다. 휴식이 필요했고 도피가 필요했다. 그래서 이곳 저곳을 가려고 했고 여행을 하려고 했는데, 사실 글을 쓰는 지금의 나도 아직 현실에 쩔어버린 채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 같다. 뭐, 그렇다고 지금 내 자신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1년 전의 연휴보다는 2년 전의 연휴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좀 더 큰 것일지도. 당연하다. 그 때 나는 미래가 없었다.. 2011. 11. 28.
미국 주유소 알바 인생 :: Valero of Palo Alto, Palo Alto, CA 이곳은 내가 2005년 부터 일하던 곳이고 예전에는 ARCO이기도 했고 당시엔 한국 분이 주인이었는데 지금은 중국 분들에게 사업체가 넘어간 상태. 그리고 나서도 벌써 5년이 더 흘렀으니, 내가 이곳에 있었던 시간은 약 6년이고, 내가 새로운 사장님들 - Amy and Charles - 와 이 가게를 맡은 것도 벌써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이 곳에 있는 동안 나는 고등학교도 다녔고 졸업 후에 찌질대면서 방황도 하고 커뮤니티 칼리지도 다녀보고 버클리라는 명문대에 와서도 이 곳을 그만 두지는 못했다. 아마 내 청소년 시절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그 당시 나에게 있어서 친구는 약간 두 종류 같은 식이었는데, 나와 친한 친구들은 우리 가게에 놀러와도 됐고 안 친한 녀석들은 오면 내가.. 2011. 7. 31.
김밥과 러브레터 # 김밥 김밥, 밥과 여러가지 속재료를 김으로 감싸 만든 음식. 다른 음식들에 비해 비교적 값싸고 우리가 흔히 학교에서 소풍갈 때 가져가는 음식이라 간단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 간단한 것은 김밥을 먹는 것뿐, 그 만드는 과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가장 큰 어려움은 아마도 그 속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일일히 손질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엉이나 당근은 그 속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 채썰기를 해야하고, 고기는 양념 후 조림, 시금치는 뜨거운 물에 데치고, 단무지도 물기를 제거하고.. 아니아니 그 외에도 가장 기본적인 김도 불에 어느 정도 구운다음에 참기름을 바르고, 밥도 참기름과 소금 양념이 들어간다. 먹기에 간편해 보이지만, 그런 간편성을 위해서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성은 복잡성에서 태어.. 2011. 4. 18.
기적의 가치는 #2 이 곳은 8년 반 동안 내가 살아온 곳입니다. 처음 미국에 와서 Cerritos 지역에서 살았던 반 년을 제외하면 중학교 이후의 내 인생은 대부분 이 곳을 기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집, 그리고 당분간도 주말에 한 번씩은 들릴 이 곳, Palo Alto의 Greenhouse II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곳에 살면서 나는 고등학교를 다녔고, 커뮤니티 칼리지를 다녔으며, 주유소를 다녔고, 다른 여러가지 일도 하러 다녔습니다. 그리고 올해 봄 무렵, 나에게 처음으로 전환점이 생길뻔 했습니다. 새로운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는 것은, 집에서 통학하기엔 너무 먼 거리였고 따라서 나는 집을 나와야 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집을 멀리한 것은 아닙니다. 주유소의 일도 있었고 소중한.. 2010. 12. 14.
Colma or Daly City; inbetween Palo Alto and Berkeley 최근 글의 업데이트가 늦어지고 있는데, 거의 다 끝내 놓고 퇴고를 못하거나 첨부 사진을 적절한 것을 찾을 수 없어서 못 올린 글들이 몇 개 있다. 그 것들은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도 포스팅이 불가능하니, 비교적 오랫만에 블로그에 새로운 글을 포스팅 해보자. 학교를 기점으로 대략 최소 앞으로 한 학기정도는 살 곳. 4년 동안 나를 돌봐주신 사장님께서 세 놓은 집들 중 하나로 우선은 이전. 학기 중에도 계속 일할 것을 고려하여 사장님 집들 중에 이 곳을 고르긴 했지만, 아무래도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30분에서 한 시간까지 운전해야하는 것은 추가적으로 돈과 시간을 너무 낭비시키는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프라이버시도 존중되고 무엇보다 혼자서 작업하기엔 충분한 공간. 다만, 버클리와 너무 멀다는 점.. 2010. 9. 7.
비구름을 그리워하며 일기예보는 이번 한 주간 비가 전혀 내리지 않을 것을 예고했어. 맑은 날이 싫다고 얘기하는게 아니야. 하지만 연일 변함없이 맑음 뿐이 계속되는 나날이라면, 누구라도 비구름이 그리워지게 될 것이 틀림없어. 일주일, 한달, 일년. 언제까지나 단조로운 맑은 하늘이 계속된다면, 누구라도 비구름이 그리워지게 될 것이 틀림없어. 날씨 전문가가 셀 수 없이 많은 과거의 데이터를 몇개나 나열해서, 그것들을 충분히 음미한 후에 발표한 내용이니까. 그 예보는 아마도 간단히는 빗나가지 않을거야. 그런건 나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끔 하루 정도는 그 일기예보가 빗나가주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며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거야. 이런 내가 심술궂은 걸까? 기다려도, 기다려도, 비구름이 오지 않는 맑은 하늘의 지루.. 2010.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