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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비망록152

20241117 정말 오랜만에 쓰는 일기인 것 같다. 꽤 꾸준히 쓸 때가 있었는데, 올해는 그렇게 많이 쓰지 못했던 것을 보면 내 정신이 아마 다른 곳에 팔려있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2024년이 언제 시작했는지 알 수 없었는데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11월 중순을 넘어버렸다. 연휴가 끼어있고 연말의 행사가 되다보니 회사 일도 어느 정도는 소강상태에 머물렀다. 더 이상 쌓이지 않는 휴가를 소진하기 위해 계획이 없음에도 목, 금을 휴가를 쓴 채로 때때로 조금씩은 일하는 상태, 그리고 혼자가 된 상태. 올해의 연애는 나름대로 배울 것이 있었지만 여전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는 못했다. 나는 의미 없는 무언가에 대해 그릇된 목표를 세웠던 걸까? 내가 가졌던 기대치는 어느 순간 실망으로 변해갔고, 나.. 2024. 11. 17.
20241012 - 반성 입으로 겸손 겸손을 말하는 이유는 아마도 내 안에 어딘가 겸손하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솔직히 대부분은 쉽게 자만에 빠지는 것 같아 요즘 들었던 생각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목표를 잡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나만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늦지 않았으면 결과로 보여줘야한다 아마 지금의 나는 너무나 불안해서 스스로를 방어적으로 나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조금은 책임감이 없었던 것 같다 일단 비겁해지지 말자 2024. 10. 12.
20240915 - 겸손 PACHINKO 초선 미스터션샤인 국제시장   薔薇のない花や華麗なる一女 虹を架ける王妃 百夜行 のだめカンタービレ 結婚できない男電車男 東京湾景パッチギ!대장금 海峡を渡るバイオリン千と千尋の神隠し GO2001 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 TITANIC 여명의눈동자//小さい頃、自分の意志とは関係なく遠い国に来て、望まない人生を送り、周りや他人のせいにする無責任な時間を過ごしていると、気がつけばどんどん年を取っていく。人々にはそれぞれの事情があり、それぞれの人生を生きてきたのだろうし、一連の映像たちは時折、根拠のない感情移入と、私が覚えている他人が私に会う前の人生を間接的に体験させてくれるようだ。 このような映像にハマっちゃったのは、私が洗脳されたのか、それとも心のどこかに響く部分があるからなのか、まだわからない。 しかし確かなことは、この世界は—私の世界も含めて—私一人で作.. 2024. 9. 16.
20240410 - 모르는곳 세상은 모르는 것 투성이고, 모르는 곳, 안가본 곳 투성이다. # Uncertainty 불확실성 사람들은 나이가 들 수록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의 스스로의 행보들을 돌아보면 약간 반대의 경향성을 가지는 것 같다. 회사도 그렇고, 인연도 그렇고. 회사에서는 곧 팀이 바뀔 전망이다. 업무는 당분간 바뀌지 않겠지만, 어쨌든 나는 10년 동안 소속해있던 팀을 나오게 되었다. 전략기획과 데이터분석은 어쨌든 현재의 나로 있게 해주었다. 약간의 전환점을 맞는 것 같은 기분으로 나는 5년 동안 가지 않았던 한국에 최근 일년 동안 세 번이나 갈 일이 있었고, 이렇게 하는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인연들과 동료들을 얻은 기분이었다. 한편으로는 조금은 거리감.. 2024. 4. 11.
20240406 - 씀 #서서히 서서히 라는 말. gradually? 무언가의 과정을 거쳐갈 때, 호흡을 가다듬고 한 발짝 씩 템포를 갖추고 나아감을 묘사하는 단어일까? 차분하게 라는 말과 동치될 수도 있을 것이고, 때때로는 게으르게 라는 말과도 동치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렇게 무언가를 서서히 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 무언가의 일을 진행할 때에도 재빨리 서서히 같은.. 서서히 해도 뭔가가 빨랐던 것 같다. 그런 성격은 어찌보면 조금 급하기 때문일 수도 있을텐데, 그럼에도 나는 목표나 expected result가 있다면 우선 달려가고 보는 것 같다. 회사의 일도 그런 것이리라. 그렇지만,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예전에는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저 내가 하는 일을 "서서히"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았다. .. 2024. 4. 7.
20230301 #삼일절 제목을 적다보니 3월 1일이다. 올해의 삼일절은 비행기에서 맞이하게 되었다. 예상에 없던 또 다른 한국행. 어릴 때 못 가던 시절에는 그렇게나 그리움이 간절했던 한국이, 이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아졌다. 언제라도 마음먹으면 갈 수있는 상황이 되어서일까? 내가 가진 추억들을 증거하는 모습들이 이제 한국에서는 많이 사라졌다. 솔직히 반갑기는 하지만, 낯선 모습으로 마주할 때가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는 교포의 삶을 살고 있고, 아마 지금의 내 모습이 아빠가 자신이 원했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해서 아빠에게 고마운 마음이 드냐하면, 그건 정말 너무 어렵다. 다만 한국에서 쭉 살았다면 현재 내가 누리는 얼마 안되는 마음 편한 생활은 의외로 불가능했을 지도 모르겠다.. 2024. 3. 4.
20230223 요즘은 들떠있으면서도 미쳐있는 것 같고 그냥 한 번의 기회가 왔을 뿐이다 내가 경계심이 많지만 어쨌든 다들 열심히 하려고 한다 나부터 겸손하자 까불지 말고 조직 전체에 득이 되는 일을 하자 어차피 다들 나보다 형들이야 존경해야돼 다같이 살아남아야해 다같이 가야해 여러 사람들 귀찮게는 내가 하고 있다. 바쁜데 오라가라야 성현아 정말 겸손해야돼 내가 나이 많은 형들 너무 고마워 다 날 잘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형님들 제가 좀 더 겸손하겠습니다. 저는 아직 더 겸손해야 합니다. 저는 상무님이 날 이뻐하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해 보답할 뿐이다 잘 될 것이다 그냥 같이 가야겠다 다들 존경한다 다들 열심히 한다고 믿는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어떻게 해도 포장이 안된다 그냥 까불지 말자 재수 없는 애 정도로 기억되지만.. 2024. 2. 23.
20240219 #유흥 나는 유흥을 우습게 보는 사람들을 경멸한다. 유흥은 그렇게 생산적인 행동은 아니지만, 그 나름대로는 스트레스의 해소라는 측면에서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을 것이고, 사실 모든 여가나 취미 활동들은 유흥의 일부일 뿐이다. 이규완처럼 도박, 놀이, 스포츠 등을 모두 쓸데없는 것으로 규정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흥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일 수도 있고, 조금 전에 말한 것처럼 스트레스의 해소인 걸 수도 있다. 나는 유흥을 즐겨보지 못한 것에 대해 열등감 또는 갈망감 같은 것들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유흥의 기회가 왔을 때 조금은 쑥쓰러웠지만 마다하지 않았고, 나름대로 잘 이끌어준 고마운 친구들 덕분에 여러가지 경험을 할 기회들이 있었다. .. 2024. 2. 20.
20240212 - Supercycle 취직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로빈후드라는 주식 거래 서비스를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아이폰 용으로만 나와서 안드로이드를 쓰던 나는 조금 더 기다려야 했고, 그거랑 상관없이 학자금 갚을 것이 많았기 때문에 주식거래는 먼 미래의 이야기 같이 느껴졌었다. 내가 그 전에 해본 주식거래는 더 몇 년전의 경제학 수업에서 진행했던 모의거래 프로젝트. 나는 그 때 무엇이 진심이었는지 열심히 했었고, 수업에서 1등을 한 적이 있었다. 모의 거래 = 내 돈 아님 = 책임 없음. 당시엔 아무런 배경 지식도, 시장에 대한 정보도 잘 몰랐기 때문에 그저 한국과 미국 경제 뉴스들을 읽으며 대충 그럴듯 해 보이는 데다가 넣었다 뺐다 하는 식으로 (나중에는 그게 데이트레이딩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어떻게든 진행을 했었고, 그 당시만.. 2024. 2. 12.
20231230 - 구름 #학자금 (D) 뉴스에 올해 학자금 탕감 효과가 전년보다 없었다는 것 같다. 탁자금은 상당히 이자가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그걸 못 갚는 사연들이 있는 걸까? 난 요즘 생각하면 운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 때는 정말로 뭔가 힘들고 빡세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면 그 때도 별거 아니었던 건가 싶다고 생각이 바뀌는 편인가 싶다. 아 난 정말 잘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나는 정말 지금까지 하는 것도 운이 좋았을 뿐일텐데 아.. 근데 돈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냥 다 어렵고 복잡한데 귀찮으면서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그런 것들이. 다른 것들은, 학자금이라는 제도가 있는건, 어쨌든 세금을 내는 사회의 주체가 합의를 하는 편이니깐 그렇게 탕감이 이루어지는 것이니깐, 그냥 조금 .. 2023. 12. 31.
20231223 #랩탑 회사는 연말에 늘 약간의 돈을 준다. 입사 초반에는 그걸로 살게 많았지만 해를 거듭하며 결핍되었던 것을 하나씩 사고, 산 물건들이 고장나지 않아 더 이상 새로운 것들이 필요해지지 않게되면, 드디어 올해는 무엇을 사야될지 고민하게 된다. 물론 이번에도 살만한 것들은 있었다. 전화기나 냉장고 같은 것들은 조금 비싸긴 했지만, 랩탑을 사는 것은 어떨까 싶은 마음에 조금 알아봤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녀석이 하나 있었다. 사실, 나는 회사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그렇게 집에서 컴퓨터를 많이 하지는 않는 편이다. 수 많은 게임들과, 글쓰기, SNS 등은 시간이 지날 수록 시간이 없어짐과, 그리고 간편한 것은 스마트폰으로 대체할 수 있었기에 나는 더 이상 집에서 컴퓨터를 켤 일이 많이 없었고, 마지막으로 샀던 .. 2023. 12. 24.
20231213 저출산 / 정예화 한국의 저출산이 유래없을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다. 한민족 역사상 이렇게까지 출산율이 떨어진 적이 과거에 있었을까? 한달 전 쯤 한국에 다녀온 입장에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었었는데, 요즘 유튜브는 여러가지 언어로 한국의 저출산에 대한 브리핑들을 추천해준다. 한국인도 아니게 된 내가 참견하는 것은 쓸데없는 참견인 것 같지만 그럼에도 내가 한국을 고향의 나라 정도로는 생각하는 걸까? 한국의 인구가 조금 줄어든다는 소식이었으면 별로 신경도 안 썼을 것 같지만 2등과도 꽤 차이가 나는 저출산율을 보고있자면 괜히 마음이 급해지는 것 같다. 한달 전쯤 다녀왔던 한국은 정말 추웠다. 거리에 사람들은 많았지만 활기찬 느낌은 아니었고, 다들 힘들어보였다. 택시를 타고 출퇴근을 했던 나도 피곤한데 날마다 대중교통으로 한두.. 2023. 12. 11.
20230918 - 디딤돌 주말에는 동생의 결혼식이 있었다. 먼 곳에서 가족들의 아무런 도움없이 홀로 해내어나간 준현이, 2010년쯤 LA를 간 뒤 거기서 자신의 모든 터전을 일군 LA 교포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 녀석의 결혼식에 참석한 수 많은 멋진 친구들을 보며 역시 내 동생이 자랑스러웠다. 사실 형으로서 해준 것은 없다. 그렇지만 이 녀석이 잘 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해준 것은 없지만서도 안심이 된다. 나는 사실 준현이가 어떻게 살아오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친구들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이제는 제수씨가 된 분과 어떻게 생활을 일구어 나가는지.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녀석이 부럽다. 친구들과 함께 미래를 그려나가던 녀석은 훌쩍 커버려 어엿한 어른이 되어있었다. 물론 그렇.. 2023. 9. 19.
20230904 - 파친코, 대장금 오랜만에 찾아온 연휴는 약간의 게으름을 허락해 주었다. 먼 곳에서 갑자기 들린 친구는 행복한 소식을 전해주고 다시 자신의 길을 떠나갔고, 덕분에 학교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런 자리를 예상하지 못해 조금은 어색했지만, 어차피 인연이 되면 다시 볼 것이고 인연이 되지 않는다면 무수한 인파 속을 헤쳐나가는 것과 비슷한 것이리라, 약간은 정적인 형태로. 토요일 오전은 등산을 갔고 오후에는 그런 시간을 보냈다. 일요일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진 않았지만 동시접속자라는 지표를 어떻게든 보고서에 포함하고 싶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과적으로는 조금 타협하게 되었다. 200억 줄이라는 것은 컴퓨터의 자원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것 같다. 정확도를 낮추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의미 있는 지표가 나온.. 2023. 9. 5.
20230822 8월도 거의 끝나간다. 올해는 정말 바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바빴다. 나는 정말 뭐하고 사는 걸까? 정신차려보니 얼굴에는 주름살이 점점 선명해진다. 며칠 전에는 수십 명이 회사를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오늘 갑자기 퇴거 명령이 나서 미팅 중에 황급히 짐을 싸고 나와 차 안에서 테더링을 켜고 미팅을 속행했다. 그리고 내가 발표할 차례가 되어 화면을 공유하고 설명을 진행하다가 절정에 이를 무렵, “데미안님, 마지막 파트가 안들리네요. 다시 한 번 부탁드려요” 그렇게 다시 말했는데도 20명의 사람들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그들이 잘 들렸는데 인터넷도 노사관계처럼 일방적인 것일까. 아무튼 나는 메모장을 켜고 목소리 대신 문자로 내 메세지를 전했다. 분위기가 조금 풀어진 채, 그들은.. 2023.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