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46 20230904 - 파친코, 대장금 오랜만에 찾아온 연휴는 약간의 게으름을 허락해 주었다. 먼 곳에서 갑자기 들린 친구는 행복한 소식을 전해주고 다시 자신의 길을 떠나갔고, 덕분에 학교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런 자리를 예상하지 못해 조금은 어색했지만, 어차피 인연이 되면 다시 볼 것이고 인연이 되지 않는다면 무수한 인파 속을 헤쳐나가는 것과 비슷한 것이리라, 약간은 정적인 형태로. 토요일 오전은 등산을 갔고 오후에는 그런 시간을 보냈다. 일요일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진 않았지만 동시접속자라는 지표를 어떻게든 보고서에 포함하고 싶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과적으로는 조금 타협하게 되었다. 200억 줄이라는 것은 컴퓨터의 자원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것 같다. 정확도를 낮추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의미 있는 지표가 나온.. 2023. 9. 5. 20230822 8월도 거의 끝나간다. 올해는 정말 바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바빴다. 나는 정말 뭐하고 사는 걸까? 정신차려보니 얼굴에는 주름살이 점점 선명해진다. 며칠 전에는 수십 명이 회사를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오늘 갑자기 퇴거 명령이 나서 미팅 중에 황급히 짐을 싸고 나와 차 안에서 테더링을 켜고 미팅을 속행했다. 그리고 내가 발표할 차례가 되어 화면을 공유하고 설명을 진행하다가 절정에 이를 무렵, “데미안님, 마지막 파트가 안들리네요. 다시 한 번 부탁드려요” 그렇게 다시 말했는데도 20명의 사람들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그들이 잘 들렸는데 인터넷도 노사관계처럼 일방적인 것일까. 아무튼 나는 메모장을 켜고 목소리 대신 문자로 내 메세지를 전했다. 분위기가 조금 풀어진 채, 그들은.. 2023. 8. 22. 20230804 - 압박 건강이 너무 안 좋은 것 같다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 걸까? 처음에는 일이 너무 많아서 느껴지는 스트레스였다. 나는 요새 일이 정말 너무 많은 것 같다. 이렇게 바쁜 적이 마지막으로 언제였나 싶지만, 올해는 정말 정신없이 흘러간다. 올해는 정말 여유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마음의 각오를 했었지만, 지금은 그런 각오들이 무색하게 그저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들이 든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내가 속한 것들에서 벗어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 분명히 복귀했을 때 닥쳐올 후폭풍이 겁난다. 지금 잠시 무언가를 놓고 벗어나면 돌아오면 더 힘들 것이다. 회사는 어차피 나 없이도 잘 돌아갈 곳인데, 이런 일들을 버텨내지 못하는 지금의 스스로가 실망스럽긴 하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지금.. 2023. 8. 4. 20230626 - 페이지를 넘기듯 # 수표 수표 한장에는 매달 일정한 금액이 들어간다. 오늘 마지막 장을 쓰며 또다시 한 싸이클이 끝났음을 느낀다. 이렇게 한달에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기고, 스물 다섯 장이되면 새로운 것으로 갈아끼우는 것. 이제 한 네 권만 더 반복하면 끝날 것 같다. 더 빨리 끝날 수도 있을 것이고. 나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과는 천성적으로 잘 맞지 않는다. 거짓을 얘기하는 자들은 무언가의 결여 때문일 것이고, 그것을 어긋난 방식으로 타인에게 인정받아 자신의 열등감을 포장하기 위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내 스스로가 거짓에서 무결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거짓을 이야기하는 사람들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아침에는 그런 생각들을 하다가 수표의 마지막 장을 써내려가고 있었다. 이건 내.. 2023. 6. 27. 20230613 # 가위 회사에는 보통 필요한 사무용품이 왠만하면 다 있다. 사실 필기구나 종이를 제외하면 그렇게 필요한 녀석들은 많이 없는데, 나는 종이접기를 해야해서 오랜만에 가위가 필요했었다. 만들어야할 녀석은 셋. 복아와 명영이, 그리고 한설이. 명영이는 한달 전쯤 미리 가위를 찾아 만들어놨었다. 그렇지만 명영이를 만드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인지 천천히 진행하려고 했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있어야할 자리에 가위가 보이지 않았다. 집에서도 절삭용의 가위는 없었기 때문에 아마존에서 살까 싶다가도, 공용 가위라면 누군가가 쓰고 다시 돌려놓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출근하는 날마다 확인했지만 결국 그런 것은 없었다. 한 달이 지나고, 다른 동료가 다른 가위를 갖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분은 이미 퇴근했었기 때문.. 2023. 6. 13. 20220522 7월 말까지는 어떤 결과가 나와야한다. 지금의 나는 확실히 10년 전의 나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지긴 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그저 집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그리고 가장 먼저 연락이 왔기 때문에 들어온 이 회사에서 나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보수적으로 그저 버티는 것. 할일을 찾는 것, 무언가를 반복하는 것. 나는 올해 너무나 바쁜 것 같다. 그렇지만 지금의 상황들은 선택의 순간들에서 바쁘게 살기를 결정한 것들의, 예상하지 못했던 어떤 집합체같은 것이었을까?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금의 상황들이 나에게는 어떤 기회들일지도 모르고, 내가 지금 해나가고 있는 일들에는 불만이 없다. 조금 더 어린 시절 나를 힘들게 했던 상황들은 이제는 어느정도 해결된 것 같다. 물.. 2023. 5. 23. 20230509 - 자원봉사 난 올해 죽었다.. 내 선택이 맞는 걸까? 사실 내 선택이라고 할 부분은 없었다. 나의 희망이나 선호도 같은 건 있었지만 의사 결정에 대해서 내가 정할 수 있는건 당연히 아무 것도 없었고, 그 때마다 권한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과 동의를 구했을 뿐이다. 그리고 작금의 상황에서 나는 이것저것 할게 많을 것 같다. 아무래도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보상은 없을 것 같다. 보상을 얻을 수 있다면 물론 더 좋겠지만,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일까. 예전에 몇 명의 사람들은 나를 지독히도 싫어했던 것 같고, 몇 명의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몇 명의 사람들은 나에게 계속 호의를 보내주었었다. 수 년이 지나 마지막 그룹의 사람들을 모두 한 곳에서 만나게 되었고, 나도 그들을 위해 무.. 2023. 5. 10. 20230506 한동안 일기를 쓸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별로 놀 시간도 없었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정신이 없을까..? 요즘은 정말 일 복이 터진 것 같다. 원래 하던 일들도 마찬가지지만, 올 한해는 정말 바쁠 것 같네. 의미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의미없이 시간들을 흘려보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어차피 올해가 지나면 뭔가 결과가 나올 것이고, 어떻게 잘 안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건 해내보이겠다. 덕분에 오랜만에 잠시나마 한국에 다녀왔고 그리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따뜻했다. 모두 만나고 오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지만, 그들이 다들 건강하게 지내는 것을 확인했고, 멀리서도 선물을 보내준 따스함도 잊지 않을 것. 다음엔 부디 시간의 여유가 조금 더 있었으면 좋.. 2023. 5. 6. 20230319 - 상호관계 # 한일관계 윤석열이 기시다와 만났다. 이번에는 정말 한일관계가 잘 풀렸으면 좋겠다. 양국이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하게 돼서 조건 없는 형제의 관계같은 것을 추구해야된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이득을 위해 서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협력의 기회를 찾고 그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 양국의 존립과 발전을 전제로 한 채 옆 나라와 친하게 지내는 것이다. 사대는 더 이상 의미가 없지만 교린은 의미가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일본의 입장에서도. 상호 호혜. 한일관계 복원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못 배워서 뇌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제국주의 시대가 아니고,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한 쪽을 압도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이미 일본의 국력을 넘어서서 미국과도 경쟁하는 수준에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바로 옆에 .. 2023. 3. 20. 감수성, 마약 일반인들도 마약을 접할 기회가 있겠지만, 문화 예술인들이 마약에 빠지는 경우는 그 잘잘못을 떠나서 그 과정이 조금 납득이 되긴한다. 상대적으로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이 예술 쪽에 조금 더 소질이 있는 경향이 있는데, 원래 예술하는 애들이 상상력도 풍부하고, 마약들은 그런 것들을 도와준다. 왜냐하면 사람의 감정을 컨트롤해주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신체능력을 부스트해주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봐야할 점은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도 결국 단백질 합성 같은 것들에서 나오는 것이고, 여기서 세포 분열 같은 과정들이 필연적인 것, 그리고 사람의 일생에서 세포 분열의 횟수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무언가를 “부스트” 한다는 것은 수명을 깎아먹는 제로섬 게임이나 다름없다. 제로섬 .. 2023. 3. 5. 20230218 몸살이 났다. 요즘 뭔가 성취욕구같은게 생겼는지 일을 저지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그냥 너무 힘들어서 상사에게 쉰다고 해버렸다. 거짓말이 아니고 정말 몸이 안움직였다. 나는 이 상사가 좋은데 좀 저런 체력이 어디서 나오나 싶다. 내 마음은 너무 솔직해서..아마 나를 이상한애로 봤을 것 같기도 하다. 뭐 할말은 없다..그래도 나는 그 분께 충성할 것인데.. 오늘 하루를 둘러보면 우선 일을 다 끝내놓자 난 모두 잘 됐으면 할 것이고, 둘다 잘 안되면 그냥 도망갈까? 비련하게 쫓겨나면 된다. 근데 정말 잘하고 싶다. 열심히 할 것이니깐 그냥 잘 됐으면 좋겠고, 나는 그런식으로는 이득을 취하지 않을 테니깐, 남들에게 내 방식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난 옆팀 분들이 굉장히 열심히하고 있는 것 같.. 2023. 2. 18. 20230211 성현아 겸손하자 아직은 안심하자 2023. 2. 11. 20230207 연락을 받았다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운 사람들 엄마랑 화해했다 엄마는 멋있다 사실 내가 제일 모순이기는 해 그렇지만 아끼는 마음은 정말이야 잘난척하지 말자 겸손해지자 감사하자 2023. 2. 8. 20230117 # 동생 오랜만에 멀리서 동생이 왔다갔다. 언제나 그랬지만 어른스러운 모습이었고, 사실 생각해보면 나랑 세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니깐 그건 당연한 것이었을 텐데도, 오랜만에 볼 때마다 조금씩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기특하고 대견하다. 기특하고 대견하다는 말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말인 것 같아 조금 어색하지만, 객관적으로 말하면 내 동생은 멋있다.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지만, 혼자 스스로 먼 땅에서 이것 저것 알아서 일구어 나가는 모습은 언젠가 내가 꿈꾸었던 모습이었던걸까 싶으면서도, 대학교 이후 혼자 살아온 그 녀석의 인생도 나의 그것만큼이나 어떤 시간의 흐름을 거쳐갔던 것일까. 어른이되고 처음으로 진지한 대화를 오랫동안 나눈 것만으로도 그동안 살아있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2023. 1. 18. 20230108 - Controlla # 인공위성 / 미국 / 중국 / 폴란드 한국 뉴스를 보니깐 오늘 점심쯔음하여 추락하는 미국 인공위성의 궤적이 한반도를 지나갈 수 있어 추락이 예상된다고 한다. 글을 쓰는 지금의 시점에서는 “그런 일은 없었다” 로 넘어가는 기사까지 나와서 별 일이 없었던 것 같지만, 근 며칠 동안의 기사 댓글을 보면 몇년 전인가 중국 우주 정거장이 떨어질때와는 달리 무관심에 가까운 반응이라 조금 우습다. 우습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양쪽 다 아무런 사고가 없었기 때문이겠지? 내가 중국인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한국에는 반중정서가 심하긴 한 것 같다. 아니면 중국의 과학기술에 대해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불신이 미국에 대란 그것보다 심해서일까? 아무튼 한국은 사건들을 조금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을 것이고, 중국도 조.. 2023. 1. 9. 이전 1 2 3 4 5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