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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비망록

20240410 - 모르는곳

by 스프링데일 2024. 4. 11.

세상은 모르는 것 투성이고, 모르는 곳, 안가본 곳 투성이다.

# Uncertainty 불확실성

사람들은 나이가 들 수록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의 스스로의 행보들을 돌아보면 약간 반대의 경향성을 가지는 것 같다.  회사도 그렇고, 인연도 그렇고.

회사에서는 곧 팀이 바뀔 전망이다.  업무는 당분간 바뀌지 않겠지만, 어쨌든 나는 10년 동안 소속해있던 팀을 나오게 되었다.  전략기획과 데이터분석은 어쨌든 현재의 나로 있게 해주었다.  약간의 전환점을 맞는 것 같은 기분으로 나는 5년 동안 가지 않았던 한국에 최근 일년 동안 세 번이나 갈 일이 있었고, 이렇게 하는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인연들과 동료들을 얻은 기분이었다.  한편으로는 조금은 거리감이 생긴 사람들도 있지만, 내가 의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면 언제든지 다시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팀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몇 명있다.  비록 팀의 규모는 작지만, 커다란 골을 향해서 달려가는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다.  일단 우리는 9월까지 어떤 결과를 내어야만 한다.  그리고, 지금은 무모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 결과를 내는 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전 팀에서는 객관성을 가진 방관자의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하고싶은 것들을 얼마든지 하면서, 책임감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물론 내 자신의 일들에서는 책임감이 있었지만, 뭐랄까 결정권이 없었기 때문에 그 만큼 책임감에서 자유로웠다고 말할 수는 있겠다.

나는 어떤 책임을 지기 위해 이 팀에 왔다.  그 책임은 내가 이 팀에 왔기 때문에 생긴 것.

나는 결과를 낼 것이다.

나를 선택해준 사람들, 반겨준 사람들에게 그 선택와 반김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게 내가 잘되는 일이고, 그들이 잘되는 일일 것이다.
 

# 모르는곳

이곳은 너에게 있어서 모르는 곳이다.  그런 곳을 단지 나 하나만 믿고 여기까지 와준다는 것에 깊은 감동과 감사를 느낀다.  네가 나와 비슷한 면을 갖고 있다면, 아마 너의 생각하는 방식은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른다.  나는 단지 너를 환영하고 싶고, 너와 시간을 같이 보내며 너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

모르는 곳에 간다는 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같은 감정도 수반된 것.  미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것은 아마도 자신의 환경에 변화를 주기 위한 것일 지도 모른다.  어릴 때의 나는 자주 다니는 이사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현재의 이 곳에 "정착"해버리게 되어버리고 나선, 모르는 곳에 가는 것이 조금은 두려워졌다.  분명히 예전의 나는 방문자이고 이방인의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어디에 속해 있어도 그렇게 소속감을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지금도 특별히 소속감이 있지는 않지만, 같은 환경으로 유지되어 온 이 곳에 익숙해지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닌가? 시민권을 땄을 때였나.. 아니면 회사를 10년 정도 다니고 나서였나.. 집을 샀을 때였나?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어쨌든 정착이라는 느낌을 내가 원해서 취한 것은 아니었다.  어쩌다보니깐 그렇게 된 것이지.
그렇지만, 그렇게 된 정착이라는 느낌은 안정감을 주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나는 모르는 곳에 발을 내딛으려 하는 너를 이끌어주고 싶다.  물론 나만 너를 이끌어주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나의 환경에서, 지금의 네가 겪었던 상황들을 지나온 내가 너에게 다른 길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의 방식이 검증되었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너의 방식대로 살아온 길이 있을 것이고, 나도 나의 모르는 곳에서 너와 함께하고 싶은 것 같다.  서로의 모르는 곳을 알려주고 배워나가고 싶다.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이 곳은 너에게도 모르는 곳이 아니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내 편을 만들고 싶다.
나도 네 편이 되어주고 싶다.
사흘 후 너를 맞이하러 갈 거야.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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