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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비망록

20210819

by 스프링데일 2021. 8. 20.

# 한국의 저출산

유튜브에 가끔보는 슈카월드라는 분이 계시는데, 주로 경제 관련얘기를 많이 풀어나가는 내용의 클립을 많이 올린다.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켰는데 추천에 한국의 저출산에 관련된 이야기가 떠서 눌러보았다. 한국의 저출산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으로 낮으며 이번달 신생아 수가 그전의 몇개월 대비 10%가 떨어졌다는 소식, 그리고 90년대 말에 수능생이 90만명 정도였는데 2010년 중반에는 30만명 언저리라는 것. 슈카월드는 몇 가지를 이유로 들었는데,

1. 남/녀 사이의 젠더프레임 대립 심화로 인해 남자랑 여자가 안친하고 공감대 형성이 어려움
2. 이렇게 된 이유는 사람들이 취합된 정보만을 보기 때문임. 방송국들이 늘어나고 1인 유튜버들이 늘어났으며, 또한 그런 다양한 컨텐츠들을 취향에 맞게 추천해주는 유튜브 등의 시스템으로 인해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자 하는 것만 보는 것이 더 쉽게 되었다. 아니, 자기가 보고자 하는 것만 보게 되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뭉친 집단들끼리의 대립이 늘어버렸다. 남녀의 갈등, 세대의 갈등 등. 물론 유튜브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소비할 수 있는 컨텐츠가 많아졌는데, 그 컨텐츠를 취합해주는 방식이 교조적인 것.
3. 과거에는 이런 정보의 가짓수가 적었기 때문에, 사상/이념/취향 등을 떠나서 우선은 서로 비슷한 문화 컨텐츠들을 소비했다. (예: 공영방송 뉴스, 개그 콘서트, 스포츠, 인기가요 등) 예전에는 누구나 아는 가수라는 것이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것이 없다. 그래서 누구는 비와이를 아는데 누구는 모르고, 누구는 전람회에서 아는 가수가 멈춰있다. 나도 비와이를 잘 모른다..
4. 그외에 현재 신생아를 만드는 세대가 IMF를 직/간접적으로 겪은 영향

등의 이유로, 나중에는 학벌이나 이런 것들이 안 중요해질 것이라고 하는데 그 말은 꽤 일리가 있었다. 요즘도 많은 대학원들이 GRE를 더이상 요구하지 않고, 돈 만을 요구하고 있는데, 수능생이 한 10만명 까지 줄어들면 그걸로 인서울 대학들도 다 못채울 것이란 이야기. 요즘 한국에선 지방에 있는 대학들은 신입생이 없어 많이 폐교한다고 들었다. 물론 학벌이 안 중요해진다고 했지, 노동력의 등급을 매기는 기준이 다른 새로운 것으로 나올지도 모른다. 그 때쯤이면 노동 구조 같은 것들의 변화나 기계의 도입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본처럼 이민 규모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 한 10~20년 후의 이야기겠지. 그리고 현재의 나같은 연령대는 그 때가 되어도 계속 일하고 있을 수도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 은퇴가 늦어질 수도..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오랜 시간 후에는 내가 한국에서 살게되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IMF가 터지기 직전 90년대 한국은 경기가 좋아서 재미교포들이 돈 벌러 한국에 왔다고 한다. 2010년대의 일본도 마찬가지. 아베가 돈을 많이 풀었는데 정작 일본에는 고급 노동력의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많이 건너갔었다. 나는 안 가길 잘한 것 같지만.

한 20년 후의 한국은 인구가 3천만 언저리로 줄지 않을까. 그 때는 통일이 필요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편 일본은 여전히 힘들지만 다행히 올림픽은 어떻게든 치뤘다. 그렇지만 일본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메이지유신 같은 것이 다시 한번 필요할까? 전쟁만 안났으면 좋겠다. 우리랑 그렇게 비슷하게 생겼는데 어쩜 생각이 그렇게 다를까.

참, 고객의 취향을 분석해서 맞춤 컨텐츠를 제공해주는 것이 요새는 유행인데, 그렇다면 집단 간의 대립을 피하기 위해 한 8:2 정도로, 또는 비율을 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안맞춤 컨텐츠도 조금은 섞어서 보여주는 서비스는 어떨까? 안될꺼야 아마.

# 아프가니스탄

이민오기 1년 전쯤에 미국에 테러가 일어났다. 스포츠센터에서 농구를 하고 마을버스를 타고 집에 와서 거실로 향하자마자 TV가 켜져있었다. 빌딩이 불타고 있었다. 그 이후에 이민도 왔고, 미국은 두어번의 전쟁을 치뤘다. 그 중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드디어 이번에 공식적으로 종료된다고 한다. 정권은 20년 만에 다시 탈레반이 잡는 것으로 되었고, 그 사이에 세계적으로도 변화가 있었으니 탈레반이 기왕 정권을 잡은 것, 조금은 세속적으로 변하고 미국과 유럽과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너무 불안해한다. 한편 기존의 아프가니스탄 민주정부의 대통령은 돈들고 도망가는 모습이 찍혔는데, 그는 우리 대학교에서도 교편을 잡았었다고 한다. 이런거보면 이승만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어딜가나 진보와 보수는 함께 가야한다. 보수가 썩으면 전국민이 진보가 되어 혁명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걸 미연에 방지하고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역사를 써나가려면 어느정도의 진보는 사회에서 계속 유지되어야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나는 물론 보수적인 것 같지만, 그래도 보수주의라는건 상대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민주주의나 공화정이 진보이던 시절, 왕정이나 제정이 보수였다. 현재의 진보주의자들이 하는 말들이 공감이 안 갈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들의 생각도 존중되긴 해야 한다..

탈레반의 재집권을 보면서 20년 세월의 흐름을 실감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율동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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