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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비망록149

2018년 상반기 # Intro 날마다 정신없이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이쯤 되고보니 나보다 더 바쁘게 산 사람도 있고, 더 게으르게 산 사람들도 많이 봤다. 나는 더 이상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었고, 수십억 인구 중 한 명일 뿐인 평범한 사람. 내가 생각했던 것들은 다른 사람들도 생각했던 것들이고, 내가 아는 것들은 다른 사람들도 아는 것들이다. 다만 내가 보는 관점과 다른 사람의 그것은 다를 수도 있다는 말들. 늘 어딘가의 해묵은 격언이나 금언들, 종교 서적, 매체, 주변인들로 부터 이런 이야기들을 접할 때면, 나는 누구보다도 이 말들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꽤 건방진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냥 나도 평범한 사람 1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점점 더 겸손함을 찾아가려는 이 시기, 삶은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2018. 6. 20.
행복의 행방 목숨만 부지하고 살아가는 건 짐승도 할 수 있어.사람이면 사람답게 살아야지.난, 네가 계속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지를 물은 거야. - 이갑연, 가담항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답게 산다는 것의 정의는 분명 사람이 내리는 것일테니, 결국 스스로 정의를 내리고 그 정의에 부합하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켜나가는 것. 어떻게 보아도 자기만족을 위해 자기완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사람답게 살아야한다는 것이 무엇이길래, 우리 인간들은 짐승들로부터 스스로를 분리하고 차별하려는 것일까. 그렇다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해줄 수 있는 존재는 무엇일까. "잘 하고 있어," "잘했어" 라는 말들은 응원의 의미일까, 아니면 평가의 의미일까. 응원가 평가가 모두 내포된 말들일지도 모르지만, .. 2017. 6. 3.
꿈, 심층심리 최근 자의적으로, 타의적으로 제정신이 아닐 기회가 많이 있었다. 이렇게 마신 것은 학교다닐 때 이후로는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다. 물론 간헐적으로 누군가의 생일, 행사, 또는 회식 등으로 술 마실 일들은 언제든지 있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이렇게 자주 마시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그래도 반복되는 음주가 싫지는 않았던 것일까. 지인들의 초대에 늘 거절하던 내가 무언 가의 구속을 풀어낸 것 만으로도 얼마든지 재미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을까. 반복적으로 높아진 참여율은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나는 그렇게 변화해버린 내 자신이 싫지는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좋음과 슬픔이 반복된다. 이렇게 재미있는 것들을 왜 30대가 되어가는 문턱에서야 알게 되었던 것일까.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 2017. 4. 1.
글쓰기에 대한 심심한 이야기 글을 쓰기를 좋아했을 때는 하루에도 두 편씩 글을 썼고, 그렇지 않더라도 계속 머릿속에서 단어들을 떠올리며 또 다른 단어를 연상하고, 이내 문장들을 만들어 하나의 글들을 귀납적으로 만들어냈다. 연역적으로 쓰는 방법도 있었지만 일기나 비망록의 대개는 해당 기간 동안 일어난 일들을 바탕으로 키워드들을 만들어낸 뒤, 그것들을 아무렇게나 섞어낸다. 그리고 어떻게든 쓰다보면 읽을 수 있는 양의 글이 만들어지곤 했었다. 물론 소재라는 것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상이 단조로울 때는 단조로운 글들 밖에 쓸 수 없었고, 최소한 그날 드라마 한편을 보거나 게임 한판을 해야 소재가 나오곤 했었다. 주유소에 다니던 무렵은 공부, 독서, 또는 게임이었다. 레이드를 뛰어서 오늘은 무슨 아이템을 먹다가 누구와 싸웠네, 어떻게 거래를.. 2017. 3. 5.
작은 수레 하늘에서 비가 내려왔다. 그동안은 "보통의 겨울이니 한 달 정도만 내릴게" 라는 메세지를 갖고 우리를 찾아왔고, 대부분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곤 했다, 작년까지는. 다만 이번의 겨울 장마는 길었다. 캘리포니아에 전례없던 물부족이라는 프로파간다까지 써가며 제한 정책을 정립하네 마네로 꽤 시끄러웠던 것 같지만, 그런 수 많은 논쟁이나 정치적 싸움의 발생들이 무안해질 정도로 이번의 장마는 길었다. 그리고 긴 장마가 끝나며 약간은 맑아진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얼마전 스스로를 위해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를 선물로 샀다. 물론 돈쓰는건 이게 시작이라서 게임기를 샀으니 게임 타이틀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월급으로 모은 돈에서 눈에 띄는 금액들이 빠져나가는 것은 한편으로는 슬픈 일이었지만, 내 자신을 위해 이런 정도의.. 2017. 3. 2.
불면증 얼마전 가깝다고 생각했던 한 친구와 척을 지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가치관을 다시 한 번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성향이나 성격같은 것은 많이 달랐지만 그래도 비슷한 처지의 생활을 하고,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고민을 겪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해주던 그런 친구였던 것 같다. 관계의 길이도 그리 짧지는 않아서 거의 성인이 될 때 쯤부터 - 아마 아직 대학을 가지 못했 시절 - 그 녀석이 해줬던 "조금 멀리 돌아가도 천천히 가면 된다" 라는 뉘앙의 말은 나에게 어떠한 시금석이 되었고, 물론 그 일이 있고나서 바로 내 인생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10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돌아보면, 그 사이에 대학교도 나오고, 취직도 하고, 학자금도 갚고,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자동차도 굴려.. 2016. 7. 29.
도착한 경계선 그래. 무기는 쓰지 마. 넌 나를 죽이는 감촉을 그 손에 남기는 거야. 그렇게 되면 아무리 싫어도 너는 날 잊지 못하겠지? 지금까지 네가 잃은 사람들처럼…. 차 융자 다 갚았다.. 못 갚을줄 알았는데 다 갚았다.. 내 생에 두 번째 차. 첫 차는 사자마자 반년 만에 불의의 사고로 잃어버리고 두 사람을 다치게 했다. 보험회사가 잘 처리해줘서 보상 문제는 없었지만 문제는 당시 융자를 내어서 했기 때문에 새 차를 사려고 6개월만에 재융자하려고 했더니 정신나간 대학생 취급하며 소득도 없는 새끼가 뭘 빌리냐는 눈치를 주듯 7퍼센트에 육박하는 APR만을 제시하는 은행이었지만 나는 어쨌든 차가 필요했으니 살 수밖에 없었고, 그 당시 진렬이 형이 월넛크릭까지 태워주셔서 간신히 새 차를 샀다. 다운페이없이 산게 어디였을.. 2015. 5. 16.
허리에 맞지 않는 바지 수년 전부터 하나 둘씩 사모았던 트루릴리전 바지들. 어느 순간부터 찢어지고 구멍난 곳이 많아 입을 수 없게되어 나중에 수선하기로 마음먹고 옷장 한 구석에 재워놓았던 내 바지들. 당시의 나에겐 정말 큰 돈을 주고 샀고, 따라서 몇개 되지 않는 바지들이었지만 이제는 돈을 벌게 되면서 한 벌에 200불이 넘어가는 수선을 하려고 바지들을 꺼냈고, 뉴욕에 있는 어떤 수선업체에 위탁하려다가 엄마가 근처에 싸게 아는 곳이 있다고 해서 그냥 엄마에게 맡겼다. 실수였다. 한번이라도 입어보고 맡기던지 말던지 했어야하는데, 수선되어서 온 내 바지들은 내 몸에 맞지 않았다. 평균적으로 허리 둘레를 29~31 정도에서 입었던 녀석들인데 오늘 입어보니 바지는 골반 근처에 걸려있고, 하반신은 마비가 오는 것 같았다. 돈 낭비. 으.. 2013. 10. 14.
우아한 독신 생활: Nothing is Good Enough 스스로에 대한 글들을 개방된 공간에 올리는 이유는 관심병에 걸려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스스로에 대한 글들을 개방된 공간에 올리는 이유는 누군가에게는 이해를 받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스스로에 대한 글들을 개방된 공간에 올리는 이유는 결국 스스로를 돌아보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새는 알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누구든 세계를 부숴야 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너무나 바쁘게 살아야해서 삶의 목적 같은 것들을 잊어버릴 때가 종종 있다. 측면이나 후면의 존재를 망각한 채 그저 전면을 보고 살아가야 하기에 한편으로는 여유가 없는 삶은, 묘사한 것처럼 고독하지는 않다. 앞을 보고 살아가는 것은 최소한 마주해야할 앞이 있기 때문이다.. 2013. 9. 25.
과거와 미래 이야기 ~ 벽난로 위에 장식된 모닝스타 ~ "10년 후의 자기의 모습을 그려야 합니다. 아직 10년후의 자기 모습이 모호한 사람은 몇밤이고 진지하게 10년후의 청사진을 구워 내야만 합니다. 인생은 건물과 같아서 청사진이 확정되어야 비로소 주춧돌을 놓을 수 있습니다. 일단 10년 후의 자기 모습이 뚜렷이 나타난다면 두려움이나 수치심은 사라지고 용기와 자부심이 샘솟을 것입니다." - 박태준당장 내일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우리들에게 있어서 미래라는 말은 비교적 생소한 개념이다. 어릴 때는 "나는 어른이 되어서 남들을 돕고 싶어," "나는 어른이 되면 이 나라를 대표하는 훌륭한 사람이 될거야,"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공부를 하고 싶어" 등의 수십 년 후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막연한 상상을 가진다면,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는 "좋은 대학교에 가서 공부.. 2013. 3. 21.
사랑을 희망하는 태도 한가지 부탁이 있어요. 사라져 버린 사람을 가끔이라도 좋으니까, 그 사람을 부디 기억해 주세요. - 유나 기억을 스쳐가는 수 많은 인연들이 있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점점 더 바쁜 인생을 살아가게 되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해결책은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 결과 지금은 그 문제에서 벗어날지 벗어나지 말지 정도는 내 의지로 정할 수 있는 상황은 되었다. 하지만 그건 그저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한 것 뿐, 아직도 나의 마음은 그 곳에 얽매여 있다. 이건 어쩔 수가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이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를 하나 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며, 사실 그 문제를 벗어난다는 것은 잠시 도망가는 것에 불과한 .. 2013. 3. 12.
지나간 미래, 다가올 과거 모든 것은 예정되어졌던 그대로, 모든 것은 예정되었던 대로 흘러간다. 과거에 이미 결정되었던 미래에, 미래에 예정된 과거의 행동이 이루어지는 순간. 나는 변한다, 세계가 변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변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 걱정, 고민, 근심들을 가지고 있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때때로 현재의 자신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또한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들에게 현재를, 오늘을 열심히 살 것을 종용하곤 한다.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은,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영위한다는 것. 삶을 영위함에 있어 최대의 성실함을 가질 수 있다면 적어도 현재를 보낼 떄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나 현재를 후회없이 보낼 수 있는 사람들.. 2012. 12. 12.
끊어진 멜로디 예정대로라면 이번 시점을 마지막으로 이 곳의 많은 사람들과 작별을 해야 되었을 수도 있었지만, 공부를 못한게 다행인지 전공을 바꾼게 다행인지 버클리는 나에게 한 학기라는 시간을 더 주었다. 그 결과, 나는 내가 떠나려고 했던 곳에서 떠나지 못한 채, 만약 이 곳을 떠났다면 내 자신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과거에 기반한 과정형 미래를 느끼고 있다. 지금 나의 기분은 학교에 모든 것을 남겨둔 채 팔로알토로 돌아가는 것이련만, 사실 학교가 끝나도 나는 여름에도, 가을에도, 그리고 겨울에도 이 곳에서 학교를 다닐 예정이다. 아직 못 다한 이야기. 그리움, 아쉬움, 회한. 2년 동안의 학교는 내게 있어 새로운 세계였다. 반강제적으로 그 전의 5년 정도를 세상과의 문을 닫고 약간의 친구들과 함께 목가적인 나날들을 .. 2012. 5. 3.
행복 #3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내 자신과 행복이라는 개념을 서로 영원히 만나지 않는 두 개의 평행선에 세워놓았다. 여러가지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그 문제는 때로는 나 자신이, 때로는 외부적인 여러가지 요소들로 인해 나는 언젠가부터 행복해지고자 하는 기대를 버렸다. "어차피 나는 행복해질 수 없는 존재가 아닐까?" 라는 중2병적인 생각을 가지고 사춘기를 보내왔지만, 이미 그런 시기가 지난 지금에 와서도 나는 내 스스로에게 가끔 질문한다, "내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행복할 자격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이영도는 행복의 근원은 불행이라고 말했다. 프레데리카 베른카스텔은 누구라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행복을 영위하고, 이행하고, 타협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불행에서 시작된 나의 인생은 앞으.. 2010.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