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즘 계속 우울한 편이고, 최근에 가장 많은 열정을 쏟았던 회사생활에서도 회의감이 오는 편이다. 뭐 회사가 특별히 나쁘게 나를 대한 것은 없고, 그냥 사람들과의 문제. 그리고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며 찾아오는 절망감과 그로 인해 영향받은 사람들의 부정적인 에너지들. 나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병원을 다니고 있다. 병원에는 주치의 누나가 휴가간 틈을 타 같은 유닛의 한국인 의사 누나를 우연히 알게되었고, 덕분에 조금 더 내 상황을 자세히 설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약을 먹으며 온갖 검사를 받는다. ECG를 하고, MRI를 하고.. 아무튼 회사 보험이 없었으면 상상도 못했을 절차들을 매주 조금씩 밟아나가고 있다. 그런데 나는 분명히 가슴이 너무나 아리고 머리가 아파오는 물리적으로 느껴지는 증상들이 있었음에도 병원에서는 현재까지 내가 계속 정상이라고 한다. 이건 심리적인 것일까? 하지만 물리적으로까지 연결되었으면 몸의 어딘가에 외형적인게 드러날텐데 현재까지 아무런 일도 없는 것을 보면 이게 다행인지 싶다.
덕분에 나는 요즘 여러가지를 하고 있다:
- 병원 다니기
- 이직 준비하기
- 놀러다니며 사람들 만나기
- ChatGPT와 대화하며 글감 만들기
- 그리고 가상화폐 자동거래 프로그램 만들기
#가상화폐 자동거래
사실 코로나 때 너무 심심해서 비슷한걸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과거의 데이터를 가져다가 여러가지 기법과 전략을 통해 분석하고, 그 기법 별로 백테스트를 진행해서 실제 흐름과 예상치를 본다. 그 중에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전략으로 다시 최신데이터를 해석하여 판단하고 매수/매도 사인이 나오면 그것에 따른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 그냥 갖고 있는게 제일 이득이었고, 데이트레이딩을 한다고 뭐 내 능력으로는 잘 안된 것 같다. 거래 자체는 자동으로 됐지만 자동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였었다. 다만, 모든 전략과 코딩은 내가 손으로 직접 구현한 것이었기에 아무리 튜닝을 해봐도 제작과 테스트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그냥 안정적인 ETF 몇개를 사놓고 놔두는 것에 비교했을 때 아무런 소득도, 오히려 손해였기에 어느순간 그만두고 말았다.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당시 이용하던 Robinhood의 API는 공인된 것이 아니었고, 어느 순간 내 계좌가 막힐 수도있다는 공포감 등.. 그리고 코로나가 끝나며 회사일이 바빠져 시간을 낼 수 없었다는 핑계 등을 갖다대며 잊혀졌다.
시간이 수년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어쨌든 몇 년은 지났고, 세상에는 ChatGPT라는 녀석이 나왔다. 2000년대 말, 2010년대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이 세워졌었다면 그 정도에 필적하는 패러다임은 현재 ChatGPT를 위시로한 LLM모델이다. 이 녀석은 사람처럼 감정을 갖고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생각하는 척" 이라도 할 수 있는 결과물을 보여주기에 유용하다. 그리고, "사람처럼 감정을 갖고 생각한다" 는 말도 어폐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실 이미 인간의 수준이 되었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전에 드래곤라자 라는 책에서 그런 표현이 있었다. "내가 아무렇게나 말한 것이 그저 우연히 당신에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은 신호가 전달됨으로써 우리의 대화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라는 무슨 마법적인 말이었는데, 나는 그 말이 기억에 남았다
로빈후드의 API는 비공인이었지만, 그 사이 Alpaca라는 서비스도 출시됐다 (라고 ChatGPT가 알려줬다.) 공인된 공개 API들, 그리고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가상계좌를 만들어서 할 수 있는 테스트. 그리고 새로운 전략들도 ChatGPT가 제안해주고 코드도 봐준다.
얼마 전에는 AWS Lightsail 에서 클라우드 서버 작은 놈을 하나 샀다. 그곳에서 블로그 확장 계획도 세우고 있었고, 이 서버는 우리 집에서가 아닌 밖에서 24시간 돌아가는 서버라는 것까지 자각했을 때, 이 서버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 24시간 돌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주식은 어차피 현물로 로빈후드를 통해서 하고 있으니, 가상화폐, 그 중에서도 달러로 거래 가능한 비트코인을 대상으로 거래 시뮬레이터를 만들어 돌려본다. 어느 정도 결과가 괜찮은 것 같으면 실제 구매로 넘어가려는 계획이었다.
회사에서도 주로 이런 예측.. 같은 업무를 많이 하기 때문에 refresh 하는 점에서도 좋을 것 같았다.
#구조
0. $1,000,000의 가상의 돈이 있다. 이걸 갖고 현실의 비트코인 시장 가격에 맞춰 매수/매도를 진행하며 수익률 계산
1. 최근 30일치데이터의 5분봉 가격 데이터 수집 - 30일 * 24시간 * 12 = 약 8,640개
2. 이 데이터들을 갖고 여러가지 전략을 통해 백테스트 진행 후 수익률 기록하고, 이제 가장 최신 데이터 (곧 나올 실제 가격) 을 대비해서 구매, 홀드, 판매를 판단
2-1. 일반전략 25개: SMA, RSI, MACD, Boligener Band, 그냥 버티기 등
2-2. ML 5개: 확률기반, LSTM, Random Forest, XGBoost, Ensemble
3. 이 30일치의 가상 백테스트를 통해 모델별 총 수익률 계산, 그리고 최종 거래 판단 의견 기록
4. 거래 판단의견은 수익률에 따라 비중을 둔다. 수익률이 높았던 녀석이 매수를 제시했으면 그 매수에 좀더 weight을 주고, 수익률이 중간인 녀석이 매도 의견을 제시했으면 중간 정도의 weight을 준다.
5. 수익률이 1 이하 - 즉 손해로 나왔을 때는 걔네들의 의견을 반대로 인식한 뒤 (예: 매수라면 매도로,) 역시 weight을 준다
6. 그렇게해서 매수/관망/매도 별로 비중을 본뒤, 가장 비중이 높은 녀석을 전략으로 삼는다
7. 여기까지 온 다음, Crypto Fear & Greed Index를 참조한다. alternative.me 에는 비트코인 전용 공포지수를 제공한다. 여기서 fear 지수에 따라 역시 buy, hold, sell 의견을 가져온다.
8. 6번과 7번이 같은 의견을 내면 가능한 많이 매수/매도/관망을 진행한다. 다를 경우 주로 6번 위주로 가되 적용 금액을 줄인다
# 다음에 할것
1. 텔레그램 연동해서 거래 발생 시 알려주기. 이미 봇을 만들고 있다. 근데 이건 사실 수익과는 관계없는 기능이라서 조금 천천히 해도 될 것 같다.
2. Crypto Fear & Greed Index 외에도 신문기사 등을 분석해서 집어넣으려고 한다.
# 현황
일단 관망만 나와서 거래를 못하고 있다.
나도 몰라 시발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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