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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한국어23

관점의 전환 선물받은 책은 지동설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그걸 억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마치 독립군들의 이야기처럼 자신들의 신념과 자유를 지키려는 사람들과 그걸 억압하려는 일본제국과 친일파의 대립을 떠오르게 한다. 사람들이 뭔가 새로운걸 깨닫고, 깨우치려하는 것은 아마도 본능일 것이고, 그런 열망이 正道를 지향한다면 결국 누군가에는 도움이 될 수 밖에 없다. 방향은 어긋날지언정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도 결국은 그런 음모론이 자신들을 어느정도 안정시켜준다, 또는 믿음이나 희망을 증명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맹신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분명히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고자하는 것만 보려고 한다. 물론 지금의 우리 인류는 천동설이 틀리고 지동설이 맞다는 것 정도는 어떤 수학적 계산을 통해.. 2023. 11. 26.
20230319 - 상호관계 # 한일관계 윤석열이 기시다와 만났다. 이번에는 정말 한일관계가 잘 풀렸으면 좋겠다. 양국이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하게 돼서 조건 없는 형제의 관계같은 것을 추구해야된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이득을 위해 서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협력의 기회를 찾고 그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 양국의 존립과 발전을 전제로 한 채 옆 나라와 친하게 지내는 것이다. 사대는 더 이상 의미가 없지만 교린은 의미가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일본의 입장에서도. 상호 호혜. 한일관계 복원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못 배워서 뇌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제국주의 시대가 아니고,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한 쪽을 압도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이미 일본의 국력을 넘어서서 미국과도 경쟁하는 수준에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바로 옆에 .. 2023. 3. 20.
가지 않은 길 “A lot of your life is shaped by the opportunities you turn down as much as those you take up." - Bill Clinton 삶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내 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고, 그냥 먹고 사는 것만을 목표로 살아가야만 하는 상황이 싫었다. 어디서부터였을까? 왜 단 한가지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등의 생각이 꼬리를 물 무렵의 나는 20대 중반을 막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드디어 빚도 없어지고 조금 먹고 살만한데도 그저 공허함의 연속. 채워지지 않는 자아 실현의 욕구. 정체를 알 수 없는 내 자신. 나는 나에게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같다. 나의 사춘기는 미국에 오자마.. 2021. 7. 19.
Game Launcher - Instant Plays 이런거 만드는 사람도 있고 숫자 뽑는 사람도 있고 숫자 뽑는걸 만드는 사람도 있고 2021. 7. 16.
retro # 복고 레트로 2000년대에는 복고가 유행했었다. 줄여입는 바지와 치마부터 그것에 어울리는 가방 등의 악세사리까지 약간은 90년대의 감성이 살아있는 느낌이었는데, 이제 2000년대 후반까지는 갔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는 바지를 줄여입었고, 뾰족한 무광구두, 짭페라가모구두 등등도 기억난다. 그 이후 2009년에 한국에 갔을 때는 삼촌의 대학생 때 시절 사진들을 봤었는데 (삼촌은 잘생겼고 나름 멋쟁이였다) 80년대였을 학생시절의 시절 삼촌과 친구들의 헤어스타일이나 옷 등의 패션이 2009년 당시의 그것과 많이 다르지 않아서 신기했고 이를 삼촌께 여쭈었더니, "유행이 돌고 도니깐 그렇지" 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나는 그 때 처음으로 문화가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요즘은 .. 2021. 6. 11.
노르웨이의 숲 오늘은 처음으로 "노르웨이의 숲"을 완독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미 상당히 알려졌고, 다른 나라들에서도 통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읽는걸 멀리했었다. 누구나에게 읽힐 수 있는 책이라면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도 있었던 것 같고, 특별히 일본적인 문학이 아닐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뭐, 재밌었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허망함과 탐색에 가까운 탐미주의. 하지만, 책 전체에서 묘사되는 일본의 풍경들은 그리웠다. "그게. 다시 말해 전체의 90퍼센트는 말도 안 되지만, 나머지 10퍼센트의 중요한 포인트를 나름대로 해석해서 귀를 기울이게 만들어." 작중에 나오는 피아노를 배우러 온 한 어린 여학생의 이야기. 피아노로 잘 될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았고, 더 발전해서 그 쪽으로.. 2021. 6. 3.
근황 - をかし 세이 쇼나곤은 마쿠라노소시를 쓸 때 어떨 때는 굉장히 긴 글을 쓰다가도 어떨 때는 하이쿠처럼 짧은 글들을 쓰기도 했다. 일본문학 배우던 시간에 배웠던 것들은 흥미로운 것들이 꽤 많았지만, 일차적으로 그런 것들을 다 재미를 느껴가며 성실하게 읽지 않았고, 이차적으로 마쿠라노소시의 오카시와 겐지모노가타리의 모노노아와레정도 빼고는 별로 나와 코드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거기다가 겐지모노가타리 책 자체는 별로 재미없게 봐서, 모노노아와레 사상 자체는 나와도 정말 코드가 맞고, 아마 요새 회사 생활에 스트레스 받아하시는 우리 알투로 차장님께서 항상 외치는 nihilism! nihilism! 과도 비슷한 것 같지만, 어쨌든 마쿠라노소시는 블로그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에서 많은 참조가 되었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2015. 10. 11.
국뽕은 독이다 머리가 덜 여문 국뽕 쳐맞은 인간들 ^오^원문 출처: 국뽕은 독이다.jpg - 2014. 2. 18.
가을 가을은 여름을 구축(驅逐)하지 않는다. 다만 여름이 구축(驅逐)한 것을 조심스럽게 무너뜨릴 뿐이다. 가을이 아름답다면 그것은 그 느리고 세심한 파괴 때문이다. 2012. 7. 30.
PROPAGANDA 군중은 진실을 갈망한 적이 없다. 구미에 맞지 않으면 증거를 외면해 버리고 자신들을 부추겨 주면 오류라도 신처럼 받드는 것이 군중이다. 그들에게 환상을 주면 누구든 지배자가 될 수 있고 누구든 이들의 환상을 깨버리려 들면 희생의 제물이 된다. The masses have never thirsted after truth. They turn aside from evidence that is not to their taste, preferring to deify error, if error seduce them. Whoever can supply them with illusions is easily their master; whoever attempts to destroy their illusions is a.. 2012. 7. 6.
상냥한 사람 나는 네게 언제나 거짓말을 해왔고, 언제나 네게 용서만을 구했다. 내 손으로 직접 너를 내게서 멀리 떨어뜨리고, 너를 끌어들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네가 있었다면 내 자신을 바꿀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너와 얼굴을 맞대고, 너와 같은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처음부터 진실만을 말했다면 어땠을까? 실패한 내가 지금에 와선 네게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겠냐만은,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진실을 조금이나마 전하고 싶다. 너는 나를 용서하지 않아도 좋다. 네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걷든, 나는 언제나 너를 사랑한다. - 부채 족제비 2012. 6. 22.
20대 개새끼론 알바비로 충당할 수도 없는 사치 생활을 하며 스마트폰 쓰고 술 마시고 비싼 커피마시고 아이패드 사서 허세부리고 데이트도 하고 모텔가서 떡도 치고 놀러가고 영화도 보고 그외 살것들 다 사면서 공부할 책값은 없다. 그래서 길거리에 나가 반값등록금을 외치며 지잡대를 무시하지 말라면서 지잡대출신이 고졸은 무시하는 더러운 세상. 초중고때 존나 놀고 남들도 대학가니깐 어디 지방 잡대라도 넣어서 들어가놓고는 졸업하면 어엿한 학부생인줄 안다. 여전히 책은 가까이 하지 않고, 미팅, 술, 게임, 비판으로 몇 년을 보낸다. 그리고 졸업, 취업할때 되면 나름 4년제라고 중소기업 거들떠도 안보고 취업 안된다며 징징댄다. 그런 주제에 고졸이 취업이라도 하면 험담하기에 바쁘다. 남 탓, 사회 탓을 하며 슬슬 진보 성향을 가지기 .. 2012. 6. 9.
기억 속 은행나무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기억들에 대해 누구나 자신만의 어느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기억들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다다르곤 하는 그 한계점은, 바꿔말하면 스스로에 대한 최초의 기억이 있는 지점. 자기 자신을 기억하고 있는 첫 부분이며, 아마도 자아가 발현된 지점이라고 생각일 것이다. 인격을 형성하기 시작한 시점일지도 모르고, 물리적인 출생과는 다른 의미로 자신의 인생이 시작된 시점일 수도 있다. 그렇다는 것은 그 이전의 삶은 아마도 인형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이를테면 인간의 자아를 가지지 못한 채로 인간의 흉내를 내는 것. 데카르트의 말 중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인식론적인 말이 있다. 인용하자면 기억이 나지 않는 물리적 출생 직후의 시점에서 나는 - 적어도 스스로에게는 - 존재하지 .. 2012. 2. 2.
사랑의 노력 내 자신도 그런 사회의 일원이 된지 어느덧 일 년이 넘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박에 없는 인맥이나 가십들의 관리. 늘어가는 인맥들 속에서 나는 내 자신이 무엇을 하러 학교에 온 것인지도 자각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주체할 수없는 그런 시간들을 보내기를 이미 여러 달.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하지만 지친 것도 사실이었다. 휴식이 필요했고 도피가 필요했다. 그래서 이곳 저곳을 가려고 했고 여행을 하려고 했는데, 사실 글을 쓰는 지금의 나도 아직 현실에 쩔어버린 채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 같다. 뭐, 그렇다고 지금 내 자신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1년 전의 연휴보다는 2년 전의 연휴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좀 더 큰 것일지도. 당연하다. 그 때 나는 미래가 없었다.. 2011. 11. 28.
미국 주유소 알바 인생 :: Valero of Palo Alto, Palo Alto, CA 이곳은 내가 2005년 부터 일하던 곳이고 예전에는 ARCO이기도 했고 당시엔 한국 분이 주인이었는데 지금은 중국 분들에게 사업체가 넘어간 상태. 그리고 나서도 벌써 5년이 더 흘렀으니, 내가 이곳에 있었던 시간은 약 6년이고, 내가 새로운 사장님들 - Amy and Charles - 와 이 가게를 맡은 것도 벌써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이 곳에 있는 동안 나는 고등학교도 다녔고 졸업 후에 찌질대면서 방황도 하고 커뮤니티 칼리지도 다녀보고 버클리라는 명문대에 와서도 이 곳을 그만 두지는 못했다. 아마 내 청소년 시절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그 당시 나에게 있어서 친구는 약간 두 종류 같은 식이었는데, 나와 친한 친구들은 우리 가게에 놀러와도 됐고 안 친한 녀석들은 오면 내가.. 2011.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