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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34

장생 "모든 승부가 그렇듯이 결국 바둑도 이기기 위해 두는 것입니다. 저는 승리가 최고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승부에 임하다 보면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승리도 패배도 이기려고 노력한 후에 얻는 것이 가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최선을 다한 패배자에게도 승리자에게 보내는 것과 똑같은 찬사를 보내는 것입니다. 승리나 패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기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기기 위해 바둑을 둔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그래서?" "그렇다면 비기는 것이 왜 칭송받아야 합니까? 비기는 것도 이기거나 지는 것과 똑같은 승부의 결과 중 하나일 뿐입니다. 따라서 빅은 승이나 패와 똑같은 대접만 받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비기는 것을 화국(和局) 이라 부르며 승리나 패배보다 더 .. 2008. 10. 22.
2-Piano Sonata in D Major, K.448/375a by W.A. Mozart 천재 모짜르트가 생애에 쓴 단 한곡의 연탄곡은, 재능있었던 제자를 위해서라고들 하지만, 사실은 그녀와 연주하는 것으로, 모짜르트 자신이 순수하게 음악을 즐기던 때를, 떠올리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타니오카 교수 - 노다메 칸타빌레 1화) 가장 재미있게 본 드라마중 하나인 "노다메 칸타빌레" A 오케스트라, S 오케스트라, R★S 오케스트라등 여러가지 이름을 가진 오케스트라들의 에피소드가 나오기는 하지만, 역시 이야기의 주 내용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그리고 지휘에 독보적으로 재능이 있는 치아키 신이치와 역시 피아노에 재능이 있는 노다 메구미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이 두 사람이 처음에 알아가면서 모짜르트가 생애에 쓴 단 하나의 연탄곡 -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 를 치게 되는데, 외형적으로는 후배.. 2008. 1. 12.
resemblance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다." - 태어나자마자 헤어진 쌍둥이가 서로 완전히 분리된 상태에서 똑같은 취미와 똑같은 직업, 심지어 비슷하게 생긴 반려를 얻은 어른으로 성장한다면 그 사실에서 무엇을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슬라 사르마크 부인이 한 대답.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은 맞는 것 같다. 요새는 데자뷰라고 부르기도 유치할 정도로 비슷한 일들이 비슷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비슷한 상황에서 일어나곤 한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잊으려고 하는 과거의 기억들. 잊으려고 해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래서 저 멀리 팽겨쳐 놓고 내가 할일을 하고 있다. 과거에 붙잡혀 있는 것 보다 지금 있는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깐. 그런 공포증 따위, 기피증 따위,.. 2007. 12. 7.
눈으로 보는 세상? 사람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다. 바둑의 문외한들은 몇 년 전에 둔 바둑도 복기해 내는 기객의 재주에 감탄하곤 한다. 하지만 바둑을 전혀 둘 줄 모르는 사람이 흑돌과 백돌을 번갈아 바둑판 아무 곳에나 내려놓은 다음 돌을 놓은 순서를 재현할 것을 요청하면 국수급의 기사라 하더라도 재현하지 못한다. 기사는 돌이 놓은 반면의 좌표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돌들의 관계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사람의 시각 전부에 해당하는 특징이다. 사람은 눈을 통해 들어온 빛이나 열을 보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자신이 해석한 세상을 본다. 같은 수준의 화가 두 명이 같은 풍경을 그려도 같은 풍경화가 나오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리고 남성 여러분의 환상과 달리 한 남자를 세상의 모든 여자가 사랑하지는 않는 .. 2007.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