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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매체

2-Piano Sonata in D Major, K.448/375a by W.A. Mozart

by 스프링데일 2008.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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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모짜르트가 생애에 쓴 단 한곡의 연탄곡은,
재능있었던 제자를 위해서라고들 하지만,
사실은 그녀와 연주하는 것으로,
모짜르트 자신이 순수하게 음악을 즐기던 때를,
떠올리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타니오카 교수 - 노다메 칸타빌레 1화)

가장 재미있게 본 드라마중 하나인 "노다메 칸타빌레" A 오케스트라, S 오케스트라, R★S 오케스트라등 여러가지 이름을 가진 오케스트라들의 에피소드가 나오기는 하지만, 역시 이야기의 주 내용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그리고 지휘에 독보적으로 재능이 있는 치아키 신이치와 역시 피아노에 재능이 있는 노다 메구미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이 두 사람이 처음에 알아가면서 모짜르트가 생애에 쓴 단 하나의 연탄곡 -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 를 치게 되는데, 외형적으로는 후배인 노다메의 피아노 지도를 도와주기 위해 선배인 치아키가 레슨을 도와주는 방식이었지만, 결국 그 레슨의 궁극적인 목적은 치아키 자신의 순수한 음악생활을 떠올리는 데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극중 치아키와 달리 음악에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노력으로 피아노를 잘 친다던지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치아키의 모습에서 나와의 공통점을 찾았으니, 나도 어렸을 때는 순수하게 음악을 즐겨오다가 현실과 개인의 노력부족등 여러가지 내·외적 악재를 견디지 못하면서 음악을 멀리하게 되어버렸다.

타니오카 교수의 대사를 들으면서 내 마음속에 잔잔한 수면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수면은 나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음악에 재능이 있지 않더라도, 음악을 즐기는 방법을 다시한번 알아보지 않겠느냐고.

그런식으로 해서 이 음악의 악보를 구했고, 혼자서 열심히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음악을 귀로 듣는데로 모두 C Major로 바꿔서 템포나 리듬, 박자에 상관없이 그저 내 스타일로 쳐왔으며, 설령 악보를 보면서 쳐왔다 해도 약간의 뉴에이지, 재즈가 들어간 정도로만 피아노를 쳐왔기에, 처음 피아노를 배웠을 때 클래식으로 배웠음에도 불고하고, 모짜르트의 이 클래식이 그렇게 낯설 수가 없었다.

하지만, 클래식 악보를 보며 연주를 들으며 계속 피아노를 치면서, 내 자신의 피아노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로는 피아노와 나의 "공식적인" 관계는 끝났기 때문에, 그 이후의 나는 그저 피아노를 막 쳐왔을 뿐이다.  그 동안 내 멋대로 치며 망가뜨려온 피아노에게 약간의 미안한 감정도 느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아무리 이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악장을 연습한다고 해도, 결국 이 음악은 나 혼자 완성시킬 수 있는 음악이 아니다.  어쨌든 연탄곡이니깐 파트너가 필요하겠지.

그리고 나와 같이 이 음악을 완성시킬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다.
연주가 아니라 완성,  無에서 시작해서 끝까지 갈 수 있는 그런 성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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