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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치/사회/외교

교포

by 스프링데일 2022. 7. 31.

#재일교포

일본이 얼마나 폐쇄적인 사회인지, 경직되어있는지를 보려면 그 사회의 비주류를 보면 될 것이다. 재일교포들이 일본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정체성을 숨기거나 비교적 음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 등. 그렇지만 이건 재일교포들만을 대상으로한 차별은 아니다. 그들은 모든 외국인들에게 자국에 동화될 것을 강요했고, 그게 되지 않는다면 "참수" 하는 식으로 외국인들을 대했다. 아마 그들만의 和가 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조선인 뿐만이 아니라 류큐, 아이누, 중국인, 포르투갈인, 미국인 등 모든 사람들을 경계해왔다. 여기서 생각해보면 네덜란드인들은 그들의 이니셔티브를 건들지 않았기 때문에 데지마를 통해 거래라도 할 수 있었다.

아무튼, 웃기는 점은 일본인들은 서로에게도 그런다. 부라쿠민 문제가 아직도 돌아다니고, 후쿠시마 사태가 나자 후쿠시마 현 출신들을 차별하는 것 등. 솔직히 무섭다. 본인들끼리도 그러기 때문에 식민지인들에게 그렇게 대하는 것도 당연하게 생각했다. 위안부, 카미카제, 강제징용 등을 일본이 아직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부분들도 이런 점에서는 이해가 간다 (일본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자국민들에게 했던 것을 그대로 외국인들에게 했던 것 뿐이라, 자국민 출신의 위안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에 아직도 보상을 안 하고 있다. 보상을 할 생각도, 받을 생각도 없다는 것이 오히려 좀 더 맞는 표현일지도. 단지 조선인이라서 저런 짓들을 한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에게 저런 짓을 하는 것이 용인되는 사회라는 것이 문제다. 앞의 3개 중, 카미카제 특공대에 소속된 식민지 출신 군인들은 아이러니하게 이런저런 神社들에 위패가 봉안된 채 추앙받고 있다. 이 정도는 해줘야 - 일본을 위해 목숨 정도는 걸어줘야 -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준다.  그래서 얘네들한테 진심어린 사과나 반성을 못 받는 것이다.  자기들끼리도 그러기 때문에..

아무튼 지금도 재일교포 3세, 4세가 나오고 조총련이 아직도 활동하는 것을 보면 일본사회가 외국인들에게 얼마나 폐쇄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4세가 나오는데도 "한국계" 라는 단어가 붙는다. 일본사회에 합류하지 않은 재일교포들은 본인들끼리 학교를 다니고, 본인들만의 직장에 다니고 그게 4대까지 이루어졌다. 이런 현상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폐쇄적이고 적대적인 사회에서 한국인/조선인 정체성을 유지한 것이 존경스럽다.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한국은 자국민 중에 일본인 조부모가 있다고 "일본계 3세" 라는 레이블링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보다 먼저 발전하고 이후 30년 동안 정체된 일본이 앞으로 변화하고 나아가려면 다음 "메이지 유신" 같은 것을 할 때 좀 더 세계화를 지향해야할 것 같다.

원래는 중국의 조선족과 재미교포, 고려인들에 대해서도 써보려고 했다. 고려인은 내가 잘 모른다. 그들은 강제이주 등도 당했고, "소수민족 차별" 등도 당했지만.... 아 모르겠다. 그런데 "고려인 3세"와 "재일교포 3세"의 어감은 너무 다르다. 전자는 고생했지만 어느정도 자기 커뮤니티을 유지하며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도 한 느낌이라면, 후자는 아직도 거대권력의 핍박에 맞서 싸우는 느낌이다. 일본이 전성기 때보다 한 다섯 배는 잘 살아야 좀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너그러워질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들도 분명히 마음을 열려고 한 적이 몇 번은 있었던 것 같으니깐 (다만 탄력성이 떨어져서 한 번 상처 받으면 신뢰의 회복에 너무 긴 시간이 걸린다.)

#조선족

중국의 조선족. 우리와 같은 뿌리를 공유하지만 스스로를 "중국인" 으로 규정하는 그들이 많다. 여기서 한국과 북한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왜 조선족들이 본인들을 "중국인" 으로 규정하는지.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재일교포에 비해 재중교포들은 본인들이 거주하게 된 나라의 일원이 된다는 것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없었던 것인 것 같다. 내가 모르는 차별 등이 중국에도 물론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그들은 수십 개가 넘은 소수민족들을 "동화" - 자국 사회의 일원으로 포함 - 하려고 하며 실제로도 그게 잘 이루어지고 있다 (티벳은 아직 좀 모르겠지만..그래도 적어도 예를 들어 티벳족이 한족보다 열등하다던지, 조선족이라 차별을 받아야한다던지의 개념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한편 일본은 다르다.

중국의 동화정책이 무조건 잘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중국화된 우리의 조선족 동포들은 한중 관계에 따라 한국을 위협하는 칼이 될 수도, 한국과 중국 사이의 교두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하튼 그렇게 외국인들을 자국 사회의 일원으로 포함해 발전할 수 있는 포용력이 - 예를 들어 다민족 국가 (제국 등) 을 경영해본 경험등으로 승화되며 - 현재의 중국을 이만큼 발전시켜온 원동력의 하나일 수는 있겠다. 이런 점은 중국과 미국이 비슷한 것 같다.

중국과 미국은 소수민족을 동화하지만, 일본인은 "일본적 가치관을 추구하는 완전한 일본인" 이 되는 것이 아니라면 배척한다. 이건 아마 일본이 세계를 경영해본 적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그치만.. 그래도 그런 "순혈주의" 로 어느정도 역사의 한켠에 존재감을 드러낸 것을 보면 그들의 폐쇄성에도 어느정도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들은 분명히 커다란 "제국"을 "건설" 했었고 ("경영"은 못했지만,) 화려한 경제대국이 되기도 했었다.

한국은 어떨까? 역사적으로 보면 한국은 귀화에 대해 중국과 일본 사이의 그 어딘가인 것 같다. 일본처럼 외국인들에게 적대적이거나 차별을 하진 않는다. 하지만 외국인이 한국의 주류가 된 적은 아직 없었다. (무조건 있었어야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예를 들어 연예계에 점점 외국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한국은 기본적으로 외국과 잘 지낼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이 점을 잘 살리려고 노력하는 한국이 멋있다.

#개소리

나는 한중일미가 모두 좋다.

역사를 거쳐 많이 싸웠으니깐 이제는 싸우는게 서로들에게 손해라는 것을 인식하고, 서로 시비도 좀 그만 걸고 모두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 그런 것이 진정한 대동아공영권인 거지, 왠 미친놈들이 권력을 잡아 계층사회를 만들고 타 민족을 탄압하면서 만든 사회가 대동아공영권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제는 좆망했다ㅋㅋㅋ. 오족협화를 하면 다섯 개 민족이 동등해야지 왜 일본이 제일 먼저지? 내선일체를 하는데 왜 일본이 이끌어주는 포지션이지? 적당히 배운 지식인들이 이래서 문제다. 30살 전후로 뒤진 요시다 쇼인이 똑똑해봐야 나이 생각해보면 아직 중2병에 빠져있었으니 그의 사상이나 가치관에 물든 추종자들이 4-50살에 군국주의자가 되는건 필연이다. 그리고 동시대 일본을 찬양하던 한중의 지식인들도 별로 쓸만한 놈들이 많이 없는게 이런 이유다.

힘이 있을 때 그 힘을 현명하게 쓰지 못한다면 결국 이런 대접을 받는 것. 그리고 조금 안다고 헛된 가치관을 가지면 저런 병신들이 되는 것.

아 역사는 그냥 다 좆같다. 요새 한중일이 셋 다 좀 힘든 것 같은데, 힘내서 이번에도 다들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