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17년 전, 1996년 6월 3일 파나마 선적의 참치잡이 원양어선 "페스카마 15호" 에서 선원으로 타고 있던 6명의 조선족들이 한국인 선원 7명 (선장 포함)을, 반란에 가담하지 않은 조선족 선원 1명을 포함한 선원 11명을 무참히 살해해버린 사건이다.
"조선족 선원들은 각자 숨겨놓았거나 갑판에 있던 흉기를 꺼내 들었다. 전 씨는 한국인 선원들이 모두 잠들기를 기다렸다 한 명씩 조타실로 불러 살해했다. 첫 대상은 선장 최 씨였다. 조타실에 대기하고 있던 3명의 조선족 선원들은 최 씨의 배, 목 뒤, 무릎 등을 번갈아가며 찔렀다. 조선족 선원들은 숨진 최 씨의 시신을 바다로 던졌다. 조선족 선원들은 이런 식으로 갑판장, 기관사, 항해사, 조기장 등 한국인 선원 6명을 살해했다. 그 중 기관사는 산 채로 상어들이 득시글거리는 태평양에 던져졌고, 떨어지면서 배에 매달린 조기장도 흉기로 손 등을 쳐서 바다에 빠뜨렸다. 이들은 살해 장면을 목격한 인도네시아인 선원을 살인에 가담시키기도 했다. 당시 19살이었던 실습생 최동호 씨의 경우 몸이 아파 누워 있었다. 조선족 선원들은 흉기로 인도네시아인 선원들을 협박해 최동호 씨를 산 채로 바다에 던졌다." - 출처: 11명 살해범 변호 문재인 "따뜻하게 품어줘야" (뉴데일리)
1996년 6월 3일에 부산을 출발해 괌을 경유하고 태평양의 미국령 피닉스 섬 근해에서 조업중이던 이 배에선 가혹한 근무 환경을 견디지 못한 조선족 선원들이 작업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페스카마 13호의 선장 최모씨는 근처에서 조업중이던 어선에게 "사모아로 회항하겠다"고 교신했으며, 이에 따라 회사 측에서는 대체 선원 8명을 준비시켜놓았다. 그들은 8월 13일에 사모아에서 조선족 선원들을 하선시키기로 결정되어있었으나 13일이 지나고 14일이 지나도 페스카마 호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 조선족들은 항해와 선내 발전 시설등의 관리를 위해 한국인 1등 항해사 1명과 인도네시아 선원들을 살려두었으나, 결과적으로는 그들에게 전부 제압되고, 시모노세키 남단에서 결국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에게 극적으로 발견되어 구속된 뒤 한국으로 압송되었다. 살인자들은 모두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고, 선적은 파나마였으며, 살해자들의 국적은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였다. 복수의 시민권이 적용되는 상황이기에 한국 법원에 단독적인 재판권이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검찰은 보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대한민국 형법을 적용, 해상강도살인, 시체유기,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살인자들을 기소하였다. 이 당시 조선족 피고인들은 경제적 여력등의 부족으로 국선변호사가 선임되는 등 이들이 제대로 된 변호를 받지 못했다는 여론 때문의 중국의 조선족 동포 사회가 술렁거렸다. 출처: [사건과 사람] "선상폭력이 빚은 조선족의 우발적 범행… '운명' 처럼 변호 맡았다" (한국일보)
이 당시 부산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이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경남 대표를 맡고 있던 문재인이 조선족들의 변호를 맡게 되었다. "조선족 사회에서 피고인들을 돕기 위해 중국인 법률가를 한 명 보내기도 했지만 이 사람은 국내에서 변호사 자격이 없어 결국 내가 변호에 나서게 됐다." 이 외에도 조선족 중국인 권덕원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포함되었다. 물론 권덕원 변호사는 한국 내에서의 변호사 자격이 없어 결국 문재인이 변호인단의 주축을 맡아야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조선족 동포들은 조국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데 우리는 이들에 대해 은연중에 멸시나 깔보는 심리가 있다. ‘페스카마15호’ 사건 가해자들도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하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법정에서 사형이 확정됐지만 우리나라가 10년 넘게 사형집행을 안 해 실질적으로 사형 폐지국이고 전 씨가 2008년 특별감형으로 무기징역을 살게 돼 결과적으로 변론이 결실을 봤다”
출처: 한국일보
검찰은 주범 전재천을 사형, 나머지 5명의 살인자들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이 사형 폐지국이라는 점과, 변호인단의 노력(?) 속에서 전재천은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
# 조선족들의 인권
사건이 일어난 페스카마호 (사진 출처: http://bit.ly/ZjTTXE)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족들을 포함한 여러가지 외국인 노동자 인권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이슈가 되었던 "다문화 가정" 정책들도 이와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필자로서는 경험해보지도 못한 뱃사람들의 근무, 생활 환경은 분명히 대부분의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이며 그런 환경 속에서 어느 정도 피해를 받았을 지도 모르는 조선족 노동자들의 처지에는 분명히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할 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주지해야만 한다. 그들이 자신들의 잘못된 처우를 개선하고 싶었다는 의지가 있었다면, 그들은 살인을 저질러서는 안됐다. 이는 그들에게 동정적이거나 그들의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최소한 그들이 피해자로서의 자신들을 어필하려고 했다면, 그들은 그 상황을 이겨내야만 했다. 하루 16시간이 넘어가는 고된 근무 환경과 폭언이 오고가는 환경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분명히 회사 측과 계약을 하고 선수금까지 받은 상태였다. 이들의 살인은 하선 요구를 위해 분쟁을 일으키고나서 계약금과 선수금을 반환해야한다는 점에 준거한 우발적인 살인이었다. 우발적이고 계획적이고를 떠나서 이건 근무 환경 개선이 아니라 그냥 돈 갚기 싫어서에 그동안 한국인들에게 받았던 피해의식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즉, 이 페스카마호 살인 사건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처우 개선 문제가 아니라 그냥 국제적 살인범들을 처리하는 재판이 되었어야 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다.
그러나, 문재인을 위시한 살인자들의 변호인단들이 이들을 끝까지 변호하고, 재판 이후에도 이들을 돕는데 앞장섰다. 그는 "죄는 무겁지만 사정히 딱하고 그들을 도와줄 사람이나 가족도 없었기 때문에 부산의 인권단체들이 나섰다" 며 "영치금도 조금씩 넣어주고 중국에 있는 가족을 초청해 교도소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고 말했다. 그의 말은 측은지심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 살해당한 피해자의 가족들과 일반 시민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는 잘 모르겠다. 가해자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전에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피해자들의 인권이 아닐까? 문재인을 위시한 살인자들의 변호인단은 가장 기본적인 점들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의 법치주의는 아직도 건전하게 잘 살아있는 것 같다.
# 지양할 점 1: 성급한 일반화
살인 사건을 일으킨 조선족들은 분명히 죄가 있다. 하지만 그들이 잘못했다고 해서 모든 조선족들에게 비난의 칼날을 세우지는 말자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죄라는 것은 그들의 출신이나 속성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행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무작정 그들을 조선족이기 때문에 비난하고, 조선족이기 때문에 그들을 멸시하며, 조선족이기 때문에 그들을 차별하는 것은 진정한 민주시민의 자세가 아니다. 죄를 비난해야지 사람을 비난해서는 해묵은 금언따위를 외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죄를 지은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조선족들이 범죄자, 또는 잠재적인 범죄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불합리한 행동이다.
# 지양할 점 2: 문재인에 대한 한 마디 변호
하지만 난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당신도 내 나이 때는 그랬겠지만요 (사진 출처: http://bit.ly/1334mdQ)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에 필자는 우선 문재인이 이번 사건에 대해 잘못된 변호를 맡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주지해달라고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이런 피해자와 가해자가 확실한 살인범 변호는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서로 맡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누가봐도 확실한 범죄자, 설사 그게 김정일이더라도 그를 적극적으로 변호하는 변호사를 붙여줘야만 자유민주주의라는 제도가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할 경제적 여력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도 변호인단을 구성해주는 국선변호사 제도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은 헌법 제 1장에 적혀있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라는 개념과 일맥 상통하며, 북한과 구별되는 사법제도인 것이다.
따라서 만약에 남북통일이 되더라도 북괴의 수장인 김정은이나 장성택같은 사람들을 재판정에 세우더라도, 대한민국은 언제나 그들을 변호해줄 변호사를 찾아야 한다. 누구나의 기준에 보든 아무리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도 헌법에 따른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정당한 변호를 받을 권리가 주어지고, 이를 이행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정당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말이 길지만 짧게 말하면 나쁜 놈에게 죄를 주더라도 확실히 시시비비를 가려서 죄를 주어야한다는 것.
그리고 이 경우에 변호사는 끝까지 그를 변호해야한다. 무죄를 주장하거나, 그게 불가능하다면 정상참작을 요구하는 변호. 이런 절차가 장기적으로 사회에 더 이득이 된다고 보는게 현재의 사법제도이다. 학자들마다 변호사의 공익성을 조금씩 다르게 해석하기는 하지만, 이는 대한민국 법조계에서 가르치고 있는 법조윤리다. 이는 대부분의 사법권을 인정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채택하는 사법논리이며, 판결에 대한 책임은 판사와 법조계가 지는 것이다. 따라서 오히려 문재인은 재판에 한해서는 자기 역할을 잘 한 것이다. 오히려 서로 하기 싫어하는 (승소하면 피해자들한테 까이고 패소하면 가해자들한테 까이니깐) 변호를 담당해서 악역을 맡은 것이니깐. 따라서 재판 결과만을 가지고 문재인 때문에 살인자들이 사형 못 받았다고 비난하지는 말자. 연쇄살인마 유영철 변호인이 변호를 포기한 경우도 있지만, 국선변호인이 양심을 이유로 변론을 포기하면 재판 진행을 할 수 없다. 부담스럽기 때문에 변호사가 없어서 재판 진행을 못하면 오히려 처벌이 불가능해지는 사태가 나올 수도 있다. 변호사들 중 누군가는 맡아야 할 악역이기에 이를 거부하면 근무 태만, 책임 회피일 뿐이다. 물론 문재인은 1심에서 선발된 국선변호사는 아니다. 하지만 변호사로서의 직업정신을 잘 실천한 그의 변호에 대해서는 비난하지 말자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잘못은 법정에서 피해자들을 변호한 것이 아니라, 인권이라는 개념을 앞세워 재판 구형 후에도 이 살인자들의 인권을 챙겼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럴 시간과 능력이 잇다면 제발 피해자들 인권부터 먼저 챙기도록 하자. 외국인들 인권을 중시해서 피해자인 자국민들을 경시한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을 법적으로 지켜야할 법조계의 근간부터 흔들리는 것이다. 물론 판결 후 피해자들을 도와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참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점에서는 이런 점들도 넘어가주는 대한민국의 법률이 정말 공평하게 느껴질 정도다.
# 결론 인권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의 인권은 가해자의 인권보다 우선시되어야하며 (가해자는 이미 가해 그 자체로 타인의 인권을 침범한 것이기 때문이다), 페스카마호 선상 살인사건의 가해자인 6명의 조선족들은 자신들이 피해자로 남을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1. 계약금을 돌려주기는 싫었고, 2. 자신들의 '가해자"들을 살해함으로써 오히려 자신들이 가해자가 되어버렸다. 이들을 변호하지는 말자. 이들이 변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법정에서였으며, 누구나 이 살인자들의 일가친척이 아니라면, 아니 설령 일가친척이더라도 이들을 욕할 권리는 존재한다.
피살자들이 아닌 살인자들의 인권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문재인의 재판 이후의 행보는 정말 답이 없는 것 같다. 조선족도 같은 동포라서 챙겨주는 거면, 조선족이 아닌 외국인들의 인권은 무시되는 것이며, 역시 같은 맥락에서 북한의 정신나간 지배층들도 옹호해줄 수 있는 것일까? 동포라는 개념은 너무나 생소하다. 하지만 같은 핏줄이라서, 역사적으로 같은 연관성이 있어서 한 동포라고 그들을 챙겨준다고 말할 작정이라면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어차피 다 같은 단군의 자손이고 다 같은 아담과 이브, 리리스의 자손이고, 다 같이 윤회 전생을 반복하는 생명체들인데 그러면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인권법을 적용해야하지 않을까? 그들이 만약 진화 전의 원숭이들에게도 박테리아들에게도 똑같은 인권을 적용하지는 않을 셈이라면, 나는 지금도 살인자 조선족들을 옹호할 문재인과 그의 세력들에게 비난을 가하겠다.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혜택이 부여되어야할 1순위는 대한민국의 자국민이지 그들의 안전에 위해를 가한 외국인이 아니다. 재판에 대해서는 가치판단의 문제일 뿐 불법은 아니다. 따라서 그를 욕할 수는 있지만 책임지라고 할 수는 없는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살인범들을 변호함으로써 자신을 대한민국의 인권변호사라고 포장할 셈이라면, 그는 언젠가 자신과 같은 길을 걸었을 노무현의 인권변호사 시절을 좀 더 참조하는 것이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흑역사라고 스스로 치부한다면 참작이 가능할텐데, 그는 너무나도 당당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