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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비망록

20210809 - 종이눈보라

by 스프링데일 2021. 8. 10.


# 正道

일시적막한 정도를 걷는 사람들.  만약 정도를 걷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면 굳이 정도라는 단어를 만들 필요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도를 걷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세상은 정도를 걸어가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존중해주는 것.  수풀과 가시덤불 사이로 가늘게 펼쳐져 있는 이 길은 분명히 앞으로의 이어짐이 있지만, 양 옆으로 펼쳐진 그 수풀과 가시덤불들은 정도를 가리거나, 정도를 걷는 자를 방해하곤 한다.

그렇기에 정도를 걷는 건 대단한 것
그렇지만 정도라는건 누가 규정한걸까?


# 원죄

자기 완성을 위해 살아간다고 말하는 순간 그 자는 자기 부정에 빠지게 됩니다. 무엇인가를 완성하려면, 그것은 아직 완성되지 못한 것이어야 하니까요. 자기 완성을 위해 살아간다고 말하는 순간 그 자의 인생은 완성되지 못한 것, 부족한 것, 불결한 것, 경멸할 만한 것으로 전락됩니다. 이 멋지고 신성한 생이 원칙적으로 죄를 가진 것이라는 판결을 받게 되는 거지요. 그리고 그 자는 다른 사람의 인생마저도 그런 식으로 보게 됩니다. 자기 인생을 뭐라고 생각하건 그건 그 작자의 자유입니다만,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그렇게 보면 문제가 좀 있지요.

- 라수 규리하


# 월요일

오늘도 또 얻어맞은 듯한 기분, 상처같은 건 보이지 않는데
무엇을 위해서일까? 그저 감정을 억누르며 못 들은척, 못 본척
대답을 기다리며 의미를 찾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멍해진 채로
수일, 수십 일의 시간 흘려보내기

무언가를 이미지화, 시각화 하는 것은 마치 공기와 같아서, 그저 허전함을 채우려는 욕망만 부풀어가는 걸까?
지루함과 스릴감을 저울의 한 쪽에 놓아둔 채로, 그 저울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어느 새 무서워져서,
바람도 없이 멈춰선 날들 속에 그저 마음 속 한켠에서 들려오는 맥박 소리

저울의 어느 쪽이든 똑같아

# 천사 - Real Voice

"무엇이든 정당화해서 말하는건 이제 그만해주지 않을래?"
한 마디 말을 남기고 사라진 천사

누구나 그렇게, 경련이 날 정도로 웃음거리가 되고 싶지는 않아
"진짜 자신은 어디에?" 물어봐도 바로 대답을 찾을 수는 없어

언젠가 꿈 속에서 웃어주었던 작은 천사야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건 이제 그만 둬
"잃어버리다" 와 "놓아버리다" 는 다른 말이야

그렇지만,
조금씩 너의 말들로 물들어가서
왠지 매일이 조금씩 즐겁기도 해
언젠가 다시 꿈속에 만나러 와줘

그 때, 먼 미래의 자신에게
"오늘의 너는 이걸로 괜찮아?" 라고 물어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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