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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비망록

사랑을 희망하는 태도

by 스프링데일 2013. 3. 12.

한가지 부탁이 있어요.  사라져 버린 사람을 가끔이라도 좋으니까, 그 사람을 부디 기억해 주세요.  - 유나


기억을 스쳐가는 수 많은 인연들이 있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점점 더 바쁜 인생을 살아가게 되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해결책은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 결과 지금은 그 문제에서 벗어날지 벗어나지 말지 정도는 내 의지로 정할 수 있는 상황은 되었다.  하지만 그건 그저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한 것 뿐, 아직도 나의 마음은 그 곳에 얽매여 있다.  이건 어쩔 수가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이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를 하나 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며, 사실 그 문제를 벗어난다는 것은 잠시 도망가는 것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11년이 넘은 시간 동안 내 발목을 잡아온 어떤 병신같은 일들.  지금 보다 조금 더 어리고 덜 성숙했을 때는 가끔 그 문제가 풀리지 않을까라는 헛된 희망을 가지고 있었고 그 때마다 늦은 후회를 반복할 뿐이었지만, 어쨌든 지금의 내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그래도 죽지 않고 어떻게든 지금까지 잘 살아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헛된 희망이 그렇게까지 헛된건 아니었고, 늦은 후회가 그렇게까지 늦은 후회는 아니었다는 걸까?  어쨌든 그 문제는 더 이상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내가 아닌 타인의 문제일 뿐이고, 내가 그들의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그들이 그들의 문제에 내가 개입해주기를 바라고 또한 개입해주지 않아서 원망하는 것 만큼이나 이기적인 것이다.  따라서 나는 개입하지 않겠다.

그래도 마음이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좋든 싫든, 운명적으로 어떻게든 엮여있는 일들이 아닌가.  그래도 나는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그 문제점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나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힘든 문제다.  최소한 어딘가에서 공개적으로 꺼낼 수 있는 일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도망치려고 했고,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작아질 수 밖에 없었지만, 며칠 전 나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마음을 털어놓을 상대방이 있었다.
그건 왠지 나를 기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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