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되었다. 올해는 용띠의 해라고 한다.
내 생년을 기억해준 사람들이 새해 연락과 함께 관련된 덕담들을 많이 보내 주셨다.
나는 빠른 88년생이었기 때문에 토끼띠들과 학교를 같이 다녔고, 음력으로는 나도 토끼띠이지만, 양력으로는 용띠이긴 하다. 처음에는 토끼띠라고 하고 다녔지만, 나이가 들 수록 용띠가 되어가며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ㅋㅋ 어차피 더 어려보이면 좋지.
거울을 볼 때마다 조금씩 늘어가는 주름이, 끝날 것 같지 않았던 나의 젊음도 조금씩 스러져가는 것을 느끼며 세월의 흐름을 느끼는 요즘. 생각해보면 나는 20대 후반 ~ 30대 초반까지가 제일 쌩쌩했던 것 같고, 30살 무렵 한번 아파서 병원 신세를 지기는 했지만 그 때 나는 어떻게 하면 건강이 좋아지지 않는지를 어느 정도 깨달았기 때문인지 담배 이외에는 다른 것을 하지 않게 되었다.
# 친구와의 이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20대 후반에 회사에서 알게된 친구가 있었다. 나와 통하는 것이 많았고,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은 많이 달랐지만 우리는 서로를 존중해준 편이었을 것이다. 새로 친구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된 내 고등학교 친구 하나는 내가 너무 부럽다는 이야기를 해줬고, 생각해보면 그건 나에게도 신기한 일이었다. 그 친구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캐나다로 이민을 왔고, 대학생 무렵 이 동네로 한번 더 환경을 바꿨다. 그리고나서 몇년 후 나를 만나게 되었던 것.
변화를 얘기하지만 늘 보수적으로 행동하는 나와 달리 - 나는 귀찮은게 많다 - 이 녀석은 언제나 변화를 추구했다. 어떤 날은 갑자기 자동차를 사기도 하고, 어떤 날은 갑자기 회사를 옮기더니, 조금 지나 또 회사를 옮기기도 했다. 갑자기 덜컥 집을 사더니 채 2년이 안되어 팔기도 하고.. 아무튼 나는 그 녀석에게 일어나는 변화에 대한 결과만을 들었기 때문에, 언제나 뭐.. "그렇군" 이라는 반응밖에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여자 친구들도 아마 나보다 열심히 사귀어 갔던 것 같다.
그 친구가 이번에는 다른 먼 곳으로 이사간다. 좋은 직장이 된 것이기 때문에 축하해줄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도 나와 이녀석의 삶의 방식은 많이 다르겠지만, 어디서든 열심히 하는 녀석의 행복을 기대하고, 녀석의 앞길에 응원을 보낸다.
# 젊은 날의 초상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을 구입했다. 아직 조금 읽고 있는데.. 70~80년 대에 시골 어디선가 방황하고 있는 아직 대학교를 가지 못한 20대 청년의 생활과 내적 갈등들을 보여주고 있다. 다 읽지는 못했는데, 그리고 이 소설 속에서의 시간과 공간적 배경이 현재와도 다르고, 내 20대 시절과도 많이 다른데, 화자가 생각하는 방식이나 경험들은 나의 20대를 많이 떠올리게 했다. 읽다가 마음 한 구석이 뭉클해지는 것 같아 더는 읽지 못했다.
조만간 마저 읽어야겠다.
# 미래
지금 내가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것은 회사일 밖에 없다.
그건 그것대로 좀 쓸쓸하긴 하다. 하지만 회사일을 하는 동안에는 행복하다.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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