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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비망록

20220522

by 스프링데일 2023. 5. 23.

7월 말까지는 어떤 결과가 나와야한다.

지금의 나는 확실히 10년 전의 나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지긴 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그저 집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그리고 가장 먼저 연락이 왔기 때문에 들어온 이 회사에서 나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보수적으로 그저 버티는 것.  할일을 찾는 것, 무언가를 반복하는 것.  나는 올해 너무나 바쁜 것 같다.  그렇지만 지금의 상황들은 선택의 순간들에서 바쁘게 살기를 결정한 것들의, 예상하지 못했던 어떤 집합체같은 것이었을까?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금의 상황들이 나에게는 어떤 기회들일지도 모르고, 내가 지금 해나가고 있는 일들에는 불만이 없다.

조금 더 어린 시절 나를 힘들게 했던 상황들은 이제는 어느정도 해결된 것 같다.  물론 현재의 이런 상황들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것은 누구보다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현재의 바쁨과 행복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현재의 상황에서 가능한 많은 것을 이루려고 하는 걸까?  사실 주변에서 느긋해 보인다는 말을 듣는 요즘이지만, 내면의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조급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몸이 힘든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다만 이것으로 무언가의 결과가 나온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

나는 그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 아이는 분명히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커다란 결심을 하고 여기까지 온 것일테고, 분명히 수 많은 난관에 봉착해 있을 것이다.  미국에 온 것이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었던 나는 그것을 판단할 수 없고, 나는 반대의 상황에서 일본에 가려고 했었을 때 결국 가지 않는 것을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했었다.  그 아이가 지금 겪고 있는 상황들을 역으로 겪을 수 있을 일본 생활이 두려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것을 이겨내고 이곳에서 홀로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그 아이는 사실 누구보다도 강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리광을 부리던 것은 나였던 걸까?

조급해하고 있는 것은 나일지도 모른다.

조금만 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어, 언젠가 지금의 상황을 돌아볼 때, “그 때는 왜 그렇게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걱정했을까?” 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미래의 내가 되었으면 한다.

한국에 계시는 분들은 모두 배울 점이 많다.
그리고 요새는 무언가 믿음직스러운 협력자가 생겼다.

마치 동료였다가 내 상사가 되어준 레이니 누나를 보는 것 처럼, 이 사람에게는 예전부터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우리가 함께 하는 일을 나와 함께 비슷한 각도에서 고민해준다.  그와 함께라면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조금 갖고 있다.

그 분 외에도 선배가 되어준 좋은 분들이 많이 있다.
그들 모두에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해야할 것이다.

요즘은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다.
그리고 나의 선배들도 다들 이런 경험을 거쳐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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