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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치/사회/외교

동해보다는 일본해가 맞지 않냐?

by 스프링데일 2010. 7. 17.



*도발적인 제목에 낚여서 들어오신 분들께 먼저 사과드립니다.  이 글은 일본해 표기의 정당성이 아니라 동해 표기의 부당성을 논하기 위한 글입니다.  따라서 저는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동해, 일본해 어느 쪽도 적절하지 못한 표현으로 보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친일파지만 매국노는 아닙니다.  (어차피 이해 못할 종자들께서는 성급한 일반론으로 저를 싸잡아 욕하실 것이 분명하지만요?)  이 글 제목에 동의하실 수 없는 분은 댓글로 욕을 남겨주시던지, 아니면 그냥 브라우저의 X버튼을 눌러주셨으면 합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저는 독도-다케시마 문제에서는 당연히 독도가 되어야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흔히 동해라는 해역은 한반도의 동쪽과 일본 열도의 왼쪽 사이, 그리고 연해주와 약간의 중국 영토와 이어져 있는 곳을 지칭하는 곳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우선은 태평양의 일부분으로 분류가 되며, 일본, 러시아, 중국에서는 일본해 표기가 압도적인 해역입니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일본해 단독표기에서 동해-일본해 공동 표기가 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북한에서는 아예 '조선동해'라고 표기합니다.

나라적 관점에서 볼때, 한국은 이를 동해로 표기하고 일본은 일본해로 표기를 합니다.  근데 여기서 다들 잘 아실법한 문제들이 생겼습니다.  바로 외국인들이 이 해역을 부를 때 뭐라고 부르냐는 것인데, 현재 공식적으로듣 East Sea라는 동해보다는 Sea of Japan의 일본해가 더 널리 퍼져있습니다.  이는 독도-다케시마 문제와 더불어서 현재까지 한국인이 반일감정을 갖게 만드는 여러가지 요소들 중 하나입니다만, 이 문제를 자세히 펼쳐보면 일본 측의 주장도 일리가 있긴 있습니다.  (상대방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신다면 결국 논쟁이나 토론 같은게 무의미해지니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있다면 죄송하지만 조금만 더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원래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해역의 명칭은, 기본적으로는 바다가 어느 한 국가가 아닌 여러 국가에 연결되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단일 국가 기준이 아닌 그 국가들이 속한 대륙 기준으로 이름을 정합니다.  예를 들면, 유럽 북쪽의 북해는 -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제외한 - 유럽대륙의 북쪽이라 명명되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과거 로마제국이 게르만을 정벌하고 북진했을 때 정해졌으니 지중해 반도를 중심으로 하던 로마가 지은 것이 맞습니다)  이 논리를 우리나라 옆에 있는 동해에 적용한다면, 동해는 한반도의 동쪽이 아니고 유라시아 대륙 동쪽이란 뜻이므로 동해라는 명칭 자체해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 가지의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1. 한반도의 동쪽 바다라는 뜻에서 "동해"라는 표현을 미는 것이 아니라면, 그 것에 대해 한국인들이 반일감정까지 수반한 채 일본해 표기를 비난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러시아, 중국, 대만, 한국, 북한 등 일본의 입장에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쪽 -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 에 있는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이 문제를 지지해야합니다.  이 논리대로 하면, 한국 혼자만이 이 문제에 대해 주장하는 것에는 당위성을 부여할 수 없습니다.

2. 동해를 제외한 유라시아 대륙 동쪽의 다른 해역들의 명칭에 혼선/문제가 발생합니다.  태평양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북서쪽에 있는 베링 해, 오호츠크해, 동해, 황해, 동중국해, 남중국해, 셀레베스해까지 여러 해역들이 있습니다만, 이 해역들에 대한 이름도 위에서 설명한 방식을 적용시키자면 문제점이 많습니다.  예를들면 베링 해는 러시아 맨 끝과 알래스카 사이의 해역인데, 유라시아입장에서 보면 동해, 아메리카 입장에서 보면 서해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의 서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우리나라 국내에서는 서해라는 표현을 씁니다만, 국제적으로는 중국이 주장한 황해라는 표현을 씁니다.  황해는 동중국해가 아닌 황해입니다.  즉, 중국측의 제안이 황해로 나왔고, 이에 남북한이 동의한 형태입니다.

3. 무엇보다 이 동해라는 해역이 일본 입장에서 보면 그 바다는 동해가 아니라 서해입니다.  '동해'라는 이름은 한국의 강원도 동해시 이상으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이를테면 전차 노선이나 지명), 이에 반해 일본해 해역 명을 동해라고 써놓으면 당연히 말이 안되는 이야기죠.  실제로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인정하는 일본인 중에서도 동해를 일본해라고 불러야 한다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일본인의 입장을 대변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인터넷의 어떤 분은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일본해'는 그래도 방위 개념이 없는 반면에 동해는 명백히 '동쪽'을 뜻하는데, 일본의 입장에서 서쪽 바다를 동해라고 부르는 것이 안 이상하겠는가?"

그렇다고 일본 쪽의 의견만을 지지할 수 없는 이유는, 지금까지도 발견되고 있는 수 많은 당시의 지도들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고지도들을 굳이 가져오지 않더라도, 상대국인 일본이나 주변국인 중국의 고지도에서도 충분히 한국해로 표기한 부분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유럽을 포함한 타 대륙에서 건너온 항해사들이 이 곳 지도를 남길 때도 '일본해' 보다는 '한국해' 표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非지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걸리버 여행기에서 한국 부분은 하나도 나오지 않고, 일본에 대한 부분이 등장합니다만, 그래도 그 곳의 바다는 한국해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동해가 아니라 한국해입니다.

즉, 동해가 아닌 한국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물론 이 당시에는 대륙의 스케일이라는 개념이 지금에 비해서는 자세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륙의 기준으로 해역의 명칭을 정하는 것이 대세가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이 곳에서도 동해가 아닌 한국해라는 명칭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죠.  많은 한국인들은 동해라는 지명을 일본 측에서 일본해로 바꿔치기 했다고 믿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인터넷에 널려있는 수 많은 고고 자료들만 찾아보아도 동해가 아닌 한국해 표현이 더 많습니다.  즉 우리가 일본해를 동해로 고쳐 부르자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관계가 틀렸습니다.  한국해로 불리던 바다가 일본해로 불리게 된 것을 고치기 위해서 동해라는 명칭을 들고나왔다.  문장 자체에 오류가 있지 않습니까?  정치로 따지면 신한국당 정권이 민주당-국민회의-열린우리당에게 정권을 빼앗긴 것에 대해서 한나라당으로 바꾸자고 주장하였다.  (뭐 써놓고 보니 별로 관계는 없어보입니다만 ㅋㅋ)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만, 여기까지 읽으셔서는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하신 분들이 계실겁니다.  또한 저를 역시 친일 매국노로 매도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네요.

제 주장의 논점입니다.

1. 한국인의 입장에서 한반도 동쪽 해역의 명칭이 "일본해"로 규정되어진건 물론 열받는 일이다.
2.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해" 라는 표현도 적절하지 못한게, 이 바다는 어쨌든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바다이니깐.
3. 하지만 한국의 입장에서 "동해"라는 표현을 밀기에는 유라시아 대륙 동쪽이라는 주장이 무색할 수 밖에 없는게, 다른 유라시아 대륙의 국가들은 별 관심이 없다.
-> 이는 한국의 주장에 별로 힘을 실어주지 못할 뿐더러, 애초의 한반도의 동쪽이라는 의미에서 동해가 아니라면 한국인들이 그렇게 열을 올릴 필요도 없다.  영토나 해역 문제가 끼어있는 독도 문제면 모를까.
->즉 동해라는 명칭은, 부적절하다.


두 가지 가능성의 분기가 발생합니다.

4a. 원한다면 한국에서도 "한국해"라는 표현으로 국제적으로 밀고 나갈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인들이 "동해"를 위시한 채 주장하는 사료들은 대부분 "동해"가 아닌 "한국해"로 씌여있다.
-> 동해라는 명칭을 계속 밀고간다면, 같은 논리로 일본에서는 "서해"라는 명칭을 데고 나올 수 있습니다.  아예 중국의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처럼, 또는 북한이 부르는 "조선동해"처럼, "일본서해"라는 명칭도 충분히 가능한 논리입니다.
-> 다만 이 경우에는 하나 이상의 국가가 관계되어 있는 해역에 대해 그 중 한 국가만의 입장을 대변한 것 - 예, 현재의 국제적 명칭인 일본해 - 이기 때문에 결국 지금의 시점에서는 현실적으로 일본이 하는 행동을 우리가 똑같이 하겠다고 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4b. 제 3의 호칭을 정하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아직 살아계실적 무렵, 이 지명 문제에 대해 "'평화의 바다' 같은 제 3의 이름으로 부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만, 대차게 언론과 여론에게 까이고 사장당합니다.  그 이외에도 청해 (靑海) 같은 대안도 나왔습니다만, 이것도 소리없이 사라졌습니다.
-> 이 발언이 나왔던 시점이 2006년인가 2007년 쯤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3~4년 사이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국제적 감각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하네요.
-> 이렇게 하고나서 한국과 일본은 각각 국내용으로 "동해" 와 "일본해"를 밀고 나가면 됩니다.
-> 실제로 독일은 발트해가 국제적 명칭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용으로는 동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4b, 즉 제 3의 호칭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정말로 일본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계시고, 자국을 사랑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4a, 한국해라는 표현이 일본해보다는 적절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어차피 일본 관련글은 까일 수 밖에 없겠지요.  많은 욕설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제 글을 읽지도 않은 채 원색적인 비난을 하실 분들에게 미리 말씀드리지만, 당신들의 개념없는 생각이 즉 일본이 만들어낸 식민사관의 폐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동해니깐 우리꺼" 같은 근거 없는 이기적 주장은 무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