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하이킥을 너무 재밌게 봤었기 때문에 조금 봤지만 그렇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많지 않았던 지붕뚫고하이킥... 정해리는 인성이 터져있었고, 저런 애들도 아무 걱정 없이 편하게 사는걸 보며 부러워했던 기억도 있지만, 어쨌든 이 시트콤을 정해리의 시점으로 보면 그녀석이 조금씩 유대감을 경험하고 성장해가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한편 신신애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조숙해질 수 밖에 없었고 그건 신세경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냥.. 그렇지만 함께한다는 마음, 신신애의 조숙함 속에는 그러나 아직은 어린 아이의 순수함도 있는데, 그 순수함에서 나온 절망과 외로움 등의 감정을 그 녀석을 가장 많이 괴롭히던 정해리가 해소해준 이 에피소드는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다. 참작이 되지 않는 정해리의 행동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지만, 그래도 이 날만큼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리고 신애를 실망시키지 않아준 다른 가족 모두들도.
사랑과 관심 집착, 이런 것들은 사실 같은 종류의 감정인 것 같다. 사랑은 파괴적이라는 말을 누군가가 했었는데, 아마 비슷한 뜻이 아니었을까?
오늘은 교회를 오랜만에 가봤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종교에 귀의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도대체 뭘까.. 기도나 찬양 같은 것들을 일종의 의식이라고 생각해서 제사할 때 절하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걸까? 커뮤니티에 속하고 싶은 소속감의 성취와 외로움의 해소를 갈망하는 걸까? 아니면 교회에서 뭔가 물질적으로 얻어낼 것이 있는 걸까?
교회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화물신앙만봐도 왜 종교가 생겼는지 알 것 같고.. 사람은 뭔가 자신의 정신적 공허함, 불안함 등을 채워줄 것을 갈망한다.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서라도.. 아니 사람의 뇌가 애초에 가상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진화했으니깐 그런게 가능한거겠지만, 어쨌든 신이 존재하더라도 최소한 현재까지 존재해온 모든 종교나 신화에서 나오는 그런 모습들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종교인들의 생각이 궁금하긴 하다.
오늘 교회에서 한 남자아이를 보았는데, 붙임성이 좋고 생각이 많아보이는 친구였다. 선해보이는 그의 인상이 조금 기억에 남는다. 물론 몇 시간 정도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은 이르다.
그리고 교회 앞에 “신천지 등 이단의 출입을 삼간다” 라는 것을 붙여놨는데, 누가 누굴 보고 이단이라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이런건 그들이 말하는 신이 정해준 기준도 아니고, 인간들이 신의 이름을 팔아만든 기준일 것. 하지만 사회 보편적 가치 같은 것을 들이대면, 일반적인 교회는 사실 좋은 일들도 많이 하고 (성경 얘기들이 그렇게 나쁘진 않잖아, 도움되는 것도 많고) 그러는 것에 비해서.. 신천지나 통일교같은 것들은 사회적으로 도움이 안되기도 하니깐 그런가? 자유의지를 박탈하는 건가?
그러나 특정한 “신을 섬기는” 종교들에서 신의 이름을 팔아 조금 더 강한 종교적 권위를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자유의지를 구축하는 것을 보면, 그리고 그런 구축의 입장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보며 역시 종교는 인간들이 만들었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나는 어느 종교에도 그렇게 반감은 없다.
오히려 나는 종교들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귀의할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오늘 교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한번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에 빼빼로 데이였다고 한다.
중국에는 반대로 광군절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빼빼로 못 받아서 그러는 건 아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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