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땅에 도착하고 잠시 머물던 곳
돌아가기 전 잠시 들려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보려 했지만 고민의 영역으로 잠시 옮겨둔 장소를 걸었다. 이 곳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 진학했을지도 모르는 고등학교와, 동생이 다니던 초등학교, 그리고 방과 후 자주 농구하러 가던 곳을 들렸다.
이 곳의 길 이름들과 건물들 하나 하나는 개별적으로 기억나지만, 개체들을 조합하면 각각의 위치가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이 곳은, 아직 내가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기 전.. 어쩌면 그 마지막의 기억을 갖고 있는 푸근한 곳.
쉽게 말해 지리가 어렴풋이 기억나는 곳. 그리고 아직 내가 멘탈이 건강했던 마지막 시절을 보낸 곳. 그리고 이 때까지만 해도 나에게는 꿈이나 희망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
지리가 어려웠기 때문에 보다 긴 시간 동안 함께 걸으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대화의 시간에 비례하여 과거를 추억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 밤을 이렇게 보낼 수 있었다는 것에 또 다시 의미부여를 했다. 그리고 이 의미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시간을 할애해준 그 분께 감사한다
언젠가 그 따스함에 보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옛날 일, 아무 것도 아니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야."
몇년 전에 들어 너무나 좋아했지만 제목을 알 수 없었던 노래, 그리고 5년이 지나 오늘 제목을 찾았다.
따스함과 배려를 받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