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가 끝나고 돌아온 이번 주는 여러가지로 정신이 없었다. 밀린 일은 없었던 것 같지만 며칠을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그동안 업무에 집중했던 시간들이 무색하게도 전부 까먹어버려서 기억해낸다는 것에 조금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한편 5일 동안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서 뿌듯하긴 했다.. 마지막에 사고난 것만 빼고
그러고 나서는 보험이랑 수리 처리하는 것, 코로나 백신 맞으러가는 것으로 자리를 비웠었고.. 회사는 조직개편이 있었다. 아, 이걸 매년 봐오지만 잘 모르겠다.. 사람을 보내고 들여오는 기준은 뭘까. 우리 팀만 빼고 다 짤렸고, 어떤 팀은 다른 조직으로 가버렸다. 이렇게 한 발짝 씩 더 멀어지는 걸까.
그리고 남은 사람들의 하소연을 듣는다. 그들도 계속 불안했겠지, 나는 이제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시간을 계속 보내는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의 불안한 마음을 듣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 속이 꽉 차버리는 기분, 그리고 그것은 내 마음의 일부가 된다.
그렇게 한바탕 일들이 벌어지고, 남은 사람들은 행복해한다.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일까, 바뀐 처지를 파악하고자 새롭게 일할 사람들과 연을 트기 위한 것일까. 사람들은 그저 시끌벅적하고 화기애애하다. 나는 그런 시류에 동참하지 못한다. 그저 우울하고, 벗어나고 싶기만 했다. 사실 나는 살아남은 사람일테니 또 일년 정도는 걱정 없이 살아도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게 다 의미가 있을까..
유튜브에 천리마마트가 드라마로 올라와있었다. 예전에 웹툰으로 살짝 봤을 때는 재밌고 참신했던 것 같은데 끝까지 보진 않았었다. 그랬던 것인데, 드라마를 왠지 주말내내 다 봐버리고 말았다.
조회수를 보면 인기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적어도 나는 이 드라마에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후회할 일들을 만들면서 살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야하는 부분들.
십년 전에는 정말 싫어했고 이해 못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존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된 반면, 존경했던 사람들이 저렇게 살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사람들이 된 적도 있었다. 천리마마트에도 여러 인간군상들이 각자 자신들만의 사연을 갖고 있다. 결국 난 내가 할 일을 해야겠다.
몇 주만 더 있으면 다시 연휴다.
그리고 나면 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겠지.
어떻게든 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일기/비망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