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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비망록

20220126 - 이소연 심상정

by 스프링데일 2022. 1. 27.

학부로 다녔던 대학교는 대학원이 좋아서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왔었는데 그들을 만나러 한국에서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도 꽤 유명한 사람들이 있었다. 덕분에 이민와서 촌놈으로 살던 내가 팔자에도 없던 유명인들과 말 섞어볼 기회도 많았고, 그 중에는 별로 안 좋은 기억들도 있었다.

# 이소연

한국인 중에 처음으로 우주에 가본 사람. 우주인 선발 프로그램이 아닌 나랏돈 수십억을 써서 관광시켜줬다고 욕을 많이 먹었는데, 그건 행정가들이 잘못한거지 이소연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소연이 욕먹어야 하는 이유는 그 이후에 미국으로 런해버렸기 때문이다.

난 그녀에게 나름 기대가 있어서 학교에 강연하러 온다고 했을 때 질문 내용들도 엄청 모아서 맨 앞줄에 앉았다. 강연은 황우석처럼 잘해서 너무 재밌게 들었고, 문답시간이 나왔다.

"고산 씨가 먼저 선발된 거였는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정말 기밀문서를 유출한거면 잘못한거 아닌가요?"

"하.. 산이 오빠는 그렇게 잘못한게 없어요. 그 문서는 저도 봤구요, 별거 아닌 자료입니다. 그냥 운이 없었던거죠. 덕분에 제가 가긴 했습니다."

의 식으로 얘기했고, 그리고는 내 앞에와서 나를 바라보며

"잘못된 정보에 선동당하셨군요"

정도의 뉘앙스였는데, 내가 뭘 모르고 물어봤다는 듯이 너무나 당당하게 날 노려뫄서 할 말을 잃었었다. 물론 그 때의 나는 너무 어리기도 해서 내가 숙지한 정보에 자신이 없었고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채 그냥 조용히 찌그러졌다.

그리고 몇년 있다가 미국 시민권자랑 결혼하고 먹튀했다.

이게 공돌이들에게 인성교육을 시켜야하는 이유다.


# 심상정

심상정을 호스트하는 동아리의 몇몇과 알고 지냈는데 이들에게 어렵게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를 따냈다.

그리고 쓸데없는 소리만 하다가 갔다.

사실 20대 초반이었던 내 질문도 정상은 아니었다.

"복지는 결국 범죄예방을 위한 사회기금같은 것들이 아닌가요? 돈만 준다고 근본적인게 해결되는게 아닌 것 같은데,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는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 결국 복지의 본질 아닌가요?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합니다"
"새로운 복지를 추구해야됩니다"

등등의 TV에서 하던 당연한 말들만 하다가 갔다. 차라리 자기 20대 시절에 수애닮았다고 한게 더 흥미로웠다.

한가지 더 기억나는건 본인이 한국 정치인들 중 처음으로 트위터를 시작했다며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자기가 문익점인줄 안다ㅋㅋㅋㅋ

심상정은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고, 본인만의 소신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소신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고, 본인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좌파의 역할은 고인물이 썩지않게 사회에 계속 개선점을 제안하는 것. 좌와 우는 본질적으로 하나다. 우파처럼 세력을 키우려고 했던 그녀는 빨갱이들이랑도 엮이는 바람에 한동안 힘들었었다.

그래도 지금와서 보면 이정희 이석기 유시민 (그리고 노회찬..?) 들이 다 갈려나가는 동안 그녀는 살아남았다. 지금까지 활동하는 것 보면 그런 위험한 사상가는 아닌가 보다. 위에처럼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는 실망스러웠다.

이게 진보에 한계가 있는 이유고, 정치인들이 똑똑해야하는 이유다. 진보는 무언가가 조금 부족하거나 악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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