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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비망록

20211227 - 장미아파트

by 스프링데일 2021. 12. 29.

한국에서의 삶은 지하철 없이 상상하기 힘들다.
택시나 버스같은 조금 더 편한 수단이 있지만 역시 지하철만한게 없었다.

저학년 때는 주로 강남과 남부터미널
엄마 손을 잡고 주말마다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에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엄마는 없는 형편에 문화생활 시켜준다고 고생을 많이했다.
음악을 하진 않았지만 음악에 친숙해질 수 있었던 건 엄마 덕이라고 본다.

조금 나이가 들고 수지와 분당에 살았을 때는 교대와 양재
이제는 혼자 버스를 타고 서울에 가긴 했지만, 그래도 집에 돌아올 때는 지하철을 탔다.
교대역 주변의 드럼통 음식점들, 양재역에서 우면동 방면의 주택들.
그 때 다녔던 학술원, 서초구민회관, 횃불회관 희락성전.
수서역에서 팔던 델리만쥬.. 없어졌더라.

이후엔 한국을 떠났다.

십년도 넘게 지난 후 우면동에 있는 한 연구소에 중요한 발표를 하러 갈 기회가 있었다.
그 때는 내가 사모하던 어떤 분도 계셨는데, 그냥 그것에 또 의미부여를 했었다.
그리고 미국에서 함께 온 팀원들.
학술원은 여전히 잘 있었던 것 같다.

간간히 한국에 갈 때면 여전히 지하철을 탔고, 이제는 이곳 저곳에 갈일이 많아진 내가 제일 많이 타게된 것은 2호선

동대문운동장 (DDP 역인가로 바뀌었다,) 을지로입구, 그리고 가장 많이 머물렀던 곳은 삼성역과 고속터미널역
나이가 들고 많은 친구들이 우연찮게 잠실이나 위례 근처에 많이 살고 있었다. 그래서 또 8호선과 2호선을 많이 타게 됐었는데, 2호선에는 어렸을 때 부터 왠지 기억하던 풍경이 있다. 2호선 지하철의 지상구간이 강변역에 있는데, 이 강변역 전후로 갑자기 보이는 장미아파트.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지만 늘 그곳을 지나갔다. 그리고 경부선이 시작된다는 <1> 부산이라고 적혀있는 표지판. (아 일건 반포였나?) 아무튼 그 곳을 가려고 한 것은 아닌데도 언제나 그 곳을 지나갈 일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장미아파트를 보면서 내가 서울에 왔음을 실감하곤 했던 것 같다.

성내역과 강변역의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성내역은 이제 잠실나루역이라는 이름이 되어버렸다. 역사책을 보면 역참의 이름이나 지명이 바뀌곤 하는데, 이것도 그런 것일까? 역 안내판 글꼴도 바뀐 것을 보며 세월의 흐름만 실감하게 된다.

한국에서의 삶은 지하철 없이 상상하기 힘들다.
택시나 버스같은 조금 더 편한 수단이 있지만 역시 지하철만한게 없다.

&amp;amp;lt;https://m.newspim.com/news/view/20200224000612&amp;am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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