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8시부터 25일 오전 4시반까지 알바를 하고 왔다.
역시 미국에도 크리스마스는 커플들의 날인가 보다.
유흥업소가 새벽까지 영업을 해야될 정도라니 하하...
뭐 그랬다. 근데 내가 왜 이 늦은시간까지 알바를 한걸까?
답은 간단하다.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낼 사람이 없었다는 것,
그리고 그 외로움을 일을 함으로써 잊어버리려고 했다는 것.
하지만 잊어질리가 없었지. 계속 찾아오는 커플손님들.
내 가슴에 염장만 지르고, 걔중엔 술취한 분들도 있었는데,
나이 많은 누님들이 자꾸 나와 같이 일하는 횽한테 들이대서 막 웃었다.
거기다가 외국애들까지 휴......
그렇게 8시간여의 일을 끝내고,
집으로 와서 피곤한 몸을 뉘였다.
잠깐 노트북을 켜고 유튜브에서 개그콘서트 프로그램들을 보다가,
어느덧 새벽 6시, 해가 막 뜨려는 시점에 노트북을 덮고 잠이 들었다.
여기서 얘기가 끝이라면, 난 정말 올 한해를 여자친구도없이,
우울하게 보낸게 되겠지만,
역시 아니었다.
원더걸스는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마치 어린시절 지구가 우주인들에게 정복당할때 쯤,
항상 우리 곁을 지켜주던 선가드, 도라에몽, 로봇태권V처럼.
원더걸스는, 영웅처럼..
그러니깐, 마치 원더걸스 텔미 때의 원더우먼같은 이미지로 나에게 찾아왔다.
어렴풋이 나는 기억이지만 잘 끄집어내보고자 한다.
아마도 어떤 쇼핑몰이었던 것 같다.
나는, 올해 혼자 맞은 크리스마스를 자축하기 위해,
와인을 사러 가던 중이었던 것 같다.
상당히 큰 쇼핑몰...
반대 쪽 문에서 갑자기 동양 여자애들이 눈에 띄는 의상들을 입고 들어온다.
화려하다면 화려하지만,
수수하다면 수수하다고 할 수 있는 의상.
그녀들에겐 왠지 모르게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당연히 받아야할 스포트라이트도 비춰져 있지 않았고,
그냥 순수한 그녀들의 모습이었다.
그녀들이 왜 이 쇼핑몰에 오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와 목적은 다를지 몰라도 동기는 같다는 것.
"크리스마스때 같이 지낼 연인이 없다."
ㅜ_ㅜ
이 것을 깨달았을 때, 내가 그녀들에게 동질감을 느낀 걸까?
난 와인을 사다말다 시피하고 바로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나: 저기요!!
그녀들: 네?
나: 혹시... 선예씨 맞죠?
그녀들: 네
아싸 진짜였구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다섯명들 중에 선예양이 눈에 제일 먼저 띄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난 계속 그녀들과 쇼핑몰에서 붙어다녔다.
선예: 원더걸스의 리더, 예쁜 외모와 아직은 균형잡힌 학생같은 몸매.
춤과 노래실력을 어느정도 겸비하고 있다.
소희: 원더걸스의 막내. 무슨 짓을 해도 그냥 귀엽다. ㅠ_ㅠ
유빈: 원더걸스에 새로 들어온 고참, 하지만 외모에 나이가 그렇게 반영되어 보이지는 않으며, 건강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예은, 선미: 난 이 둘도 너무 좋아하지만, 꿈에서는 노바디 이미지로 나와서 구분이 잘 안가더라..
선예에게는 구혼을 했고.
소희에게는 내 여동생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유빈에게는 내 여자친구가 되어줄 수 없으면,
웅진이의 여자친구가 되어달라고 했다.
또한 유빈에게 물어보았다.
산호세 살던 시절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냐고.
코웃음을 치던데?
그리고 그녀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을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는 나의 노력 끝에,
나는 오후 3시에 잠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_-
모두 몽환적인 환상의 일환이었다는 것.
하지만, 원더걸스와 함께 한 시간들이..
이번 크리스마스를 외롭게 보내는 나를 위한 나 자신,
또는 누군가의 유쾌한 선물.... 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그리고 나에게는 또 다시 1년이라는 기회가 주어졌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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