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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ㅇㅊ5

20230626 - 페이지를 넘기듯 # 수표 수표 한장에는 매달 일정한 금액이 들어간다. 오늘 마지막 장을 쓰며 또다시 한 싸이클이 끝났음을 느낀다. 이렇게 한달에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기고, 스물 다섯 장이되면 새로운 것으로 갈아끼우는 것. 이제 한 네 권만 더 반복하면 끝날 것 같다. 더 빨리 끝날 수도 있을 것이고. 나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과는 천성적으로 잘 맞지 않는다. 거짓을 얘기하는 자들은 무언가의 결여 때문일 것이고, 그것을 어긋난 방식으로 타인에게 인정받아 자신의 열등감을 포장하기 위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내 스스로가 거짓에서 무결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거짓을 이야기하는 사람들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아침에는 그런 생각들을 하다가 수표의 마지막 장을 써내려가고 있었다. 이건 내.. 2023. 6. 27.
20221106 - 지랄병 예전부터 나는 지랄병 같은게 있다 어린 시절에는 그런 증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사춘기를 시작할 무렵 별로 좋지 않았던 환경 탓인지 그런 부분이 증폭되었던 것 같고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스쳐지나감 속에서 계속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를 만들어왔다. 처음에는 허언증같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것들. 나를 현실로부터 도피하게 만든 사람들은 그러나 도피를 하지 말라는 말들을 했었고 - 본인들도 힘들었던 것 같지만 - 지금와서야 누군가의 탓을 하기 보다는.. 그냥 그런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그렇게 태어난 것을 뭐 어쩌겠는가.. 그 당시의 계기가 아니었어도 다른 무언가를 계기로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계속 도망치고 있다. 무언가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이 두려워서. 우.. 2022. 11. 7.
20220206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는 사람 관계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냥 친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학교다닐 때 처럼 된다고 생각했었지만, 회사의 사람 관계는 학교의 그것과는 다소 달랐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고, 가까웠지만 멀어진 사람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값진 경험인 것 같다. 이건 나의 사람 관계에 대해 고찰하는 글은 아니다.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이를 테면 회사에 다닐 수 있었던 덕분에 만날 수 있었던 인연들. 나와는 많이 다른 사람들이었고, 나에게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A는 한국에서 출장왔을 때 처음 알게 되었다. 그의 상사와 그는 왠지 모르게 처음부터 나에게 그냥 호의적이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나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그.. 2022. 2. 7.
20210913 大阪 5376mi 台北 6443mi 上海 6145mi 서울 5611mi 버클리오피니언 11mi 2021. 9. 14.
20210805 # 스트러글 불만 가득했던 나를 늘 웃게 만들어주는 친구가 있었다. 언제나 그 녀석 옆에 있으면 그냥 너무 웃겼고 즐거워서 웃음이 멈추지를 않았다. 내가 본 어떤 코미디언이나 개그맨보다도 나를 웃겨주던 그 녀석은 "스트러글" 이라는 단어의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데미안,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라" "그래도 이렇게 힘들고 우울한걸 어떡해" "화내지 마라, 다들 스트러글이 있어서 화내는거야" "스트러글?" "사람들이 화내는 이유는 알고보면 간단해. '내가 이만큼 힘들다', '내 마음을 좀 알아달라'" "ㅋㅋㅋㅋㅋㅋㅋ" "얼마나 힘들면 화까지 내겠냐, 너같이 예민하면 더 화가 날거고" "ㅋㅋㅋㅋㅋㅋㅋ" 그건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나는 늘 예민한 성격이 있었고, 걸핏하면 화를 내는 편이었다. 회사에서 만난 .. 2021.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