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1 - 후안무치
난 요즘 갈곳을 잃은 느낌이다
회사 사업은 예상대비 잘 진행되고있지 않다. 아마 거의 망할 것 같은 느낌이라 불안한 것 같다. 예전에는 목표 대비 매출이 조금 안나오면 어떡하지를 걱정했는데, 지금은 그냥 서비스 자체가 존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사실 내가 이 서비스의 총 책임자는 아니기 때문에 내가 성공 자체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내가 참여하는 서비스가 잘되지 못하면 나의 참여는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는 것일까..? 참여하는 기간동안 월급을 받아 먹고살았으니 생존의 기간에 대한 보상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서비스가 잘 되든 안 되든 무슨 상관이야. 내가 회사 안짤리고 월급나오면 그냥 그것으로 된 것 아닌가..? 의 가치관으로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 그들의 가치관들에 대해 가치판단들은 할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결이 나와 맞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나는 적어도 진심으로 이 성공을 바랬고, 내 바램의 순수성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같이 열심히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그들의 힘이 되고 싶었다.
객관적으로 나는 내가 속한 환경에서 열심히하는 쪽이다. 어차피 잘 되지 않을 것이기에 열심히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잘 된다는 것은 열심히하는 것은 기본에 그 중에서 어쩌다가 운이 좋아야 한 두번 터져야 잘 되는 것인 것 같다. 나는 열심히해야한다는 나의 가치관을 바꾼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솔직히 이민와서 학교공부는 영어가 너무 어려워서 잘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나는 숙제나 과제는 한 번도 늦지 않고 냈었고, 그런 점들로 어느정도 커버가 되어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다. 영어가 너무 어려웠다는 것은 핑계일지도 모른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이민와서 나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낸 친구들도 있으니깐. 나는 그랬던 것 같다. 뭔가 결과가 망한다면, 그건 내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 체념과 인정을 배워가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적어도 그룹 프로젝트 등의 함께하는 과제에서는 늘 내 맡은바를 다하려고 했던 것 같다 (한번 아닌 적도 있었다, 너무 모르겠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던 적이 있었고, 그래서 같이 했던 그 동생에게는 지금도 미안해하고 있다) 조별과제 짤들을 보면 이상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전략적으로 쉬운 부분을 맡아서 하려는 사람들, 아예 잠수를 타려는 사람들 등. 엄마와도 얘기를 했지만, 보통 열 명이 무엇을 함께하면 두세명이 모든 것을 짊어지고 끌고가는게 보통이라고 한다. 나도 요즘 그런 것들을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제는 나는 그 역할을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앞에서 가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은 그저 가만히 있은 채 적당히 하고 결과를 동등하게 나눠먹으려고 한다.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 뭐가 맞는걸까? 결과의 평등쪽이 이루기는 훨씬 쉬운 길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들과 결이 맞지 않는다. 그들에게 회사에 목숨을 걸으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회사도 내 것은 아니기에. 하지만 애인 만날 시간이 있고 가족을 챙길 시간도 있고, 놀러다닐 시간이 있으면서 귀찮은걸 하려고 하지도 않고, 그들보다 열심히하고 있는 나에게 떠넘기려는 이 행동들은 나로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아마 나보다 더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고민들이 있었을 것이고, 어느 순간에는 퇴사를 하던, 뭘 어떻게 하던 타협책이나 해결책을 찾아 그 스트레스를 벗어났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지금 나처럼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고... 그러면 그 해결책이란 건 무엇일까? 아마 전배, 퇴사, 이직이 답일 것이다.
현재 회사에서는 2년 정도는 아무 것도 안해도 안전하다. 그렇지만 아무 것도 안할 생각으로 그 안전함의 계약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정말 회사에서 아무 것도 안해도 되고 출근만 하라 그러면 그건 그것대로 괴롭고 불안할 것이다. 나는 무엇보다 날 응원해주고 지원해준 사람들의 기대를 져버리고 싶지는 않다.
전배? 난 지금까지 내 의지로 전배한 적은 두 번있었다. 입사 초기에 한번, 그리고 이번에 한번. 둘다 뭔가 내가 원하는 상황으로 흘러가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번과는 관계없는 배경이기 때문에 참조할 수조차도 없겠지만, 솔직히 뭘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
일단 이직을 알아보려고 하지만, 그렇지만 그렇게 간 곳에서도 아마도 계속 비슷한 일들은 벌어질 것이다. 누군가는 게으를 것이고 일을 떠넘기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아 정말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회사는 내 것이 아니다.
그런데 회사는 잘 됐으면 좋겠다.
아무리 열심히 해봐야 결국 손에 넣을 수 없는 것 같다. 사람들은 남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고 부탁한다, 자신의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나는 그 부탁을 잘 하지 못한다. 대가 없는 호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왠만하면 남들을 먼저 도와주려고 하고, 남들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너무 이기적이다...
안 그런 곳이 있을까 정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