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길, 장난치며 걸었어

아무 이유 없이 너를 화나게 했어

너의 여러가지 얼굴을 보고 싶었어


커다란 눈동자가, 울 것 같은 목소리가

지금도 내 가슴을 죄고 있어

스쳐지나는 사람들 속에서 너를 쫓아갔어


변하지 않는 것을 찾고 있었어

그 날의 너를 잊을 수가 없어

시간을 초월하는 마음이 있어

나는 지금 바로 너를 만나고 싶어


가로등 불빛에 내려진 마음

언제나 너에게 건네줄 수 없었어

밤은 우리들을 멀어지게 했었지


보이지 않는 마음으로 거짓말한 목소리가

지금도 내 가슴에 울리고 있어

헤메이는 시간 속에서 너와 사랑을 했어


변하지 않는 것을 찾고 있었어

그 날 발견한 모르는 곳에

너와 둘이서 갈 수 있다면

나는 몇 번이라도 다시 태어날 수 있어


형태 없는 것을 꼭 끌어안았어

부숴지는 소리도 듣지 못한 채로

너와 걸었던 똑같은 길에

지금도 불빛은 계속 비추고 있어


변하지 않는 것을 찾고 있었어

그날의 너를 잊을 수가 없어

시간을 초월하는 마음이 있어

나는 지금 바로 너를 만나고 싶어


나는 지금 바로 너를 만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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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가깝다고 생각했던 한 친구와 척을 지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가치관을 다시 한 번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성향이나 성격같은 것은 많이 달랐지만 그래도 비슷한 처지의 생활을 하고,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고민을 겪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해주던 그런 친구였던 것 같다.  관계의 길이도 그리 짧지는 않아서 거의 성인이 될 때 쯤부터 - 아마 아직 대학을 가지 못했 시절 - 그 녀석이 해줬던 "조금 멀리 돌아가도 천천히 가면 된다" 라는 뉘앙의 말은 나에게 어떠한 시금석이 되었고, 물론 그 일이 있고나서 바로 내 인생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10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돌아보면, 그 사이에 대학교도 나오고, 취직도 하고, 학자금도 갚고,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자동차도 굴려보는 중이니 조금 천천히 돌아오기는 했지만 어쨌든 뭔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은, 적어도 이 미국 땅에서는 통하는 말일 것이다.  지금도 내가 '어느 시점인가에' 조금만 더 노력하고 다가올 미래를 보낼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했다면 '어느 시점인가에' 내가 살고 있는 방향의 표지판이 지금보다도 조금은 더 나은 곳을 가르키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노력은 무언가의 대가를 준다.  그러나 내가 바친 것은 노력만이 아니라 시간도 있었다.  제한된 기간의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 제한된 기간

동안에 얼마만큼의 노력을 하냐에 따라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도, 못할 수도 있는 것이리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제는 내가 늙어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되고, 하루 하루가 급수처럼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 정신 차리면 일주일이 지나고, 또 일주일이 지나 - 이러다가 정신 차려보면 벌써 임종을 준비해야될 때가 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된다.


조금은 이야기를 돌려보자.  스마트폰이나 암 치료 로봇들이 소개되고 있는 엄청난 과학 기술과 사상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발전의 시대에서 그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앞으로 인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금이나마 기대감을 가질 수도 있고, 이런 것들을 경험하지 못했을 과거의 인류에게 혼자만의 우월감 같은걸 느끼기도 하지만, 가끔 우주 밖 어디에선가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행성이 있고, 태양의 500만배가 넘는 블랙홀이 존재하고,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별들이 몇 광년안에 있고, 또 뇌를 스캔하여 전뇌 (電腦) 화 시킨다는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너무나 일찍 태어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누군가는 현재의 시대를 이끌고,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사회와 대면하고, 종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사상을 요구하지만, 난 그런 사람들에게 이끌려가는 사람이지,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조금은 불만이 생긴다.  결국 너무나 일찍 태어난 시점에서도 나는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으로 남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꾸밈없이 기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고, 화나던 시절이 언제였을까?  나이가 들면서 변한 것은 감정이라는 것이 더 이상 감정이 아닌 무언가의 인위성이 더해진 것이라는 것이다.  작은 일 하나에도 두근거리던 시절은 뒤로 가버렸고, 이제는 뭔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상황인 것일까.  30대라는 것은 정말 이렇게 잔인한 것일까?  뒤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다.  나보다 더 대단하고 똑똑한 사람들은 이미 저 만치 앞을 달려가고 있고, 40대를 향해 달려가고, 50대를 향해 달려가고... 하는 것은 좋은데 아마 결국 장기적으로 - 100년 후라고 해보자 - 모두 죽고 없을 것이다.


의미 있는 인생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꼭 의미를 찾아야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안하고 살다가 떠나기는 더욱 싫다.  다만, 무언가의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인해 나오는 갈증 같은 이 기분이 사라지지 않아 오늘도 잠을 청하기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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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ㅇ 
wrote at 2016.08.13 15:22 신고
에혀ㅠㅠ 이제 30대 되시네여?ㅠ.ㅠ 파이팅
wrote at 2016.09.17 16:29 신고
그지같네여.. 화이팅하세요
ㅇㅅㅇ 
wrote at 2016.09.21 13:17 신고
우왕 오빠한테 존댓말을 다 들어볼 줄이야!
wrote at 2016.10.31 00: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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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의 개구리는 행복했답니다.
우물 밖에 대해 아무것도 흥미가 없었으니까.


우물의 개구리는 행복했답니다.
우물 밖에 무엇이 있더라도 관계 없는 일이니까.


그리고 당신도 행복했지요.
우물 밖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했으니까.


- Frederica Bernkastel



정신을 차려보니 내일 모레가 곧 서른이다.  조금 있으면 블로그를 연지 10년. 아마 만으로 20살이 되기도 전이었던 것 같다.  그 때는 정말 혈기왕성했지만 나를 죄어오는 것들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던 나날들이었고, 사람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다시피하던 시기였다.  컴퓨터는 유일한 친구였고, 언어라는 장벽 속에서, 보편과는 다른 삶을 살아오면서 세월은 내게 사람들과 교류하는 방법따위는 알려주지 않았던 시기.  한편 외향적이지 못했던 나는, 끝없는 내면으로만 자기 자신을 확장해 나갔다.  흔히 말하는 오타쿠였던 거겠지.  솔직히 오타쿠로서의 내 자신은 좀 쩔었어서 - 물론 돈이 없어서 피규어나 굿즈를 사는 것 등의 덕질은 못했지만 - 덕후 흉내를 내거나 하는 것들을 보면 우스워 보일 뿐이다.  뭐 자랑이랄까, 그냥 슬펐던 지난 날들의 훈장 같은 것들이겠지.


그러면 10년이 지난 내 자신이 조금은 발전했느냐 하면.. 그건 아닌 것 같다.  물론 나보다 더한 병신들도 여전히 주변에 많이 보이지만, 나를 병신으로 만드는 대단한 인간들도 주변에 많다.  싫어하는 것은 병신이라고 불리우기를 거부하는 병신들.  책임을 회피한 채 남을 지적하고, 위선을 가지고 있으면서 따뜻함을 논하고, 자격이 없는 인간들이 사회를 비판하고, 모르면서 아는 척을 한다.  그리고 그걸 자신감 또는 무언가의 긍정적인 형태로 바라보며 칭송하거나 찬양하는 뇌 없는 병신들이 이 세상엔 너무 많다.  나는 그런 녀석들과 뜻을 함께할 정도로 교조적이지는 않다.  다만, 너무나 외로워서 가끔은 미칠 것 같고, 그런 병신들이 많은 세계에서 인정받으려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할 뿐.  사실 병신은 내 자신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자격에 걸맞게 약간의 가까운 사람들을 제외하면 모두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부모는 말할 것도 없었고, 어쩌다가 만났던 여자는 미친년 중의 최고의 미친년이어서, 내가 이런 년들밖에 못만나는 걸까라는 자기반성과 자아비판을 번갈아 반복하는 슬픈 경험만 만들어줬고, 일베 용어로 하자면 삼일한이 아깝지 않고 그렇게 키워낸 그 부모까지도 제정신이 아닌, 내가 싫어하는 "한국적인 것" 의 모든 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인간적으로 보이기 보단 또 다른 종류의 병신으로 보였다.  아.. 정말 가끔 생각이 날 때마다 없어지지 않는 분노를 주체할 수는 없지만, 나는 오늘을 살고 있기 때문에 그저 분노는 감정의 소모로만 치부할 뿐 날마다를 살아간다.  그리고 그런 무의미한 목가적인 날들이 반복되는 것 같다.


서른 살이 곧 되지만 이룬 것은 하나도 없다. 

분명히 나는 남들과 비교했을 때 평균 이상으로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긴 한데, 왜 눈에 띄는 결과물이 없는 걸까. 


처음 20년은 열심히 자라고, 나머지 40년은 열심히 살고, 나머지 20년은 지난 60년을 돌아보며 노후를 맞이하라는 후지이 미나미의 말이 있었다.  그녀의 인생도 분명 걱정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바르게 살아가려는 자세는 정말 귀감이 될 법 했는데, 그렇게 몇 년을 살아도 해답은 커녕 해답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면 도대체 뭘 어떡하라는 겁니까..  뭔가 수명이 200년이라면 안도하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당장 결과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해 하지도 않고, 지금보다는 조금 여유 있게, 느긋하게 (물론 쉬엄쉬엄 하겠다는 건 아니다) 삶의 흐름을 느끼면서, 미래에 대한 걱정을 조금만 내려 놓고 현재에 집중했으면 좋겠는데, 미래에 대한 걱정이 현재에 대한 집중에 동기를 부여하면서도, 걱정 자체로 인한 스트레스는 내가 스스로 관리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일인 것 같다.


지금은 나를 사랑해주는 좋은 사람이 있어서 마음의 위로가 되고 의지가 된다.

최고의 김치년을 만났다가 천사를 만났다.  


인생이 뭐 이렇게 중간이 없고 극단적이냐,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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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필드 
wrote at 2016.10.17 02:02 신고
ㅋㅋㅋㅋㅋ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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